[국내뉴스]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 X 연상호 감독의 '지옥' 5가지 키워드로 미리보기
2021-11-16
글 : 배동미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의 첫 시리즈 <지옥>이 11월19일 금요일 공개된다. 공개일 약 열흘 전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에 노출된 예고편이 약 139만회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지옥>은 전세계적인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지옥>은 거대한 얼굴 형상을 한 ‘천사’가 나타나 평범한 사람들에게 사망일을 고지하고, 거대한 몸집을 지닌 ‘지옥의 사자들’이 서울 한복판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종교단체 새진리회를 이끄는 정진수 의장(유아인)은 혼란을 틈타 사람들을 호도하고, 민혜진 변호사(김현주)는 죽음을 고지 받은 사람들을 도우려고 한다. <지옥>은 연상호 감독이 최규석 작가가 함께 제작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6부작 시리즈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1회부터 3회까지 공개됐다. <지옥>의 전 회차가 공개되기 사흘 전인 11월16일, 연상호 감독과 출연배우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과 연상호 감독이 참석한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제작발표회를 중심으로 향후 공개될 <지옥>을 다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키워드1. 원초적 공포를 불러일으킬 거대한 얼굴의 ‘천사’와 3인조 ‘지옥의 사자’

“제목 자체가 너무 셌다. 여러 작품에서 지옥의 이미지를 본 적 있지만, 제목부터 지옥이라 내세운 작품은 처음이었다. 제목만으로 끌림과 호기심이 생겼다.”(유아인) 연상호 감독은 원초적인 공포로 가득한 지옥을 재현하기 위해 과거 인류가 그림과 문헌에서 상상적으로 표현한 천사와 악마로 거슬러 올라갔다. 연상호 감독은 “천사를 표현한 여러 그림에는 거대한 얼굴 이미지가 있는데, 과거 인류가 어떤 이미지를 봤기에 이를 만들어냈을까 상상했다”고 한다. 팔다리가 없고 거대한 얼굴로 재현된 <지옥>의 천사는 어느 날 사람들 앞에 나타나 이름을 부른 뒤, 그에게 사망일을 고지한다. 재와 흙으로 빚은 것처럼 생긴 ‘지옥의 사자’는 거대한 몸집의 존재다. 괴력을 지녔으며 늘 3인조로 움직인다. 왜 3인조인가 하는 질문에 연상호 감독은 “집단에 의한 린치가 <지옥>의 공포”라면서 “집단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 최소 인원은 세 명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키워드2. 고시원 사는 사이비교주 정진수

유아인이 연기하는 정진수는 "공포가 세상 사람들을 죄에서부터 해방시킬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종교집단 새진리회를 이끄는 캐릭터다. 새진리회를 맹신하는 ‘화살촉’이란 집단이 존재할 만큼 정진수는 파급력을 가진 존재. 유아인은 정진수의 활동에 대해 “초자연적인 현상이 벌어지는 세상에 의미와 질서를 부여하고 사람들에게 정의롭게 살 것을 권장한다”라고 요약했다. 그러면서 “내면이 상당히 뒤틀린 인물이면서도 선명한 주장을 펼치는 인물”이라며 “흔히 사이비 교주라고 불리지만, 정진수 스스로는 미스테리한 현상을 파헤치고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라고 말했다. 전작 <소리도 없이> <#살아있다>에서 빡빡 깎은 머리로 등장했던 유아인은 원작 캐릭터와 유사해보이도록 머리카락을 길러 외적 변화를 주었다. “머리카락으로 얼굴이 가려지니까 미스테리하고 신비로워 보였다”라고. 원작 웹툰 제작 당시 유아인을 염두에 두고 정진수 캐릭터를 탄생시켰던 연상호 감독은 정진수 역에 1순위로 유아인을 점찍어두었다. 원작과 달라진 점이라면, 정진수의 캐릭터를 강조하기 위해 그가 사는 공간이 고시원으로 바뀌었다는 것. “물욕이 많은 보통의 사이비 교주들과 달리, 정진수는 물욕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아니어서 웹툰을 그릴 때 물건 없는 데서 살면 어떨까 했다. 하지만 그림으로는 물건이 없는 게 잘 드러나지 않더라. 시리즈에서는 극단적으로 고시원을 떠올렸다.”(연상호)

키워드3. 법에 따른 신념을 지닌 변호사 민혜진

변호사 민혜진은 정진수와 대립하는 인물이다. 민혜진 역을 맡은 김현주 배우는 “민혜진은 새진리회와 화살촉의 선동을 막고, 천사에게 고지를 받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변호사”라고 설명했다. 예고편에도 등장한 정진수의 대사 “사람의 자율성이 만든 법체계가 정말 정의롭다고 생각하세요?”에 반기를 들 인물이 바로 민혜진이다. 연상호 감독은 그에 대해 “정진수의 기묘한 뒤틀림이 통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주는 “이성적이고 정의롭게 보이지만,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봤다. 조금 흔들릴 수 있고 다시 바로 설 수 있는, 그래서 힘 있는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김현주는 <지옥>에서 액션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과한 액션은 아니어서 즐기면서 했다”라고. 김현주의 오랜 팬임을 밝힌 연상호 감독은 “김현주 배우가 업계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민혜진의 바탕이 된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사이비 교주와 변호사, 인간이 만든 법과 그를 깨는 새로운 질서. 정진수와 민혜진은 여러모로 낙차가 큰 인물들로, 연상호 감독은 서로 다른 캐릭터들이 맞붙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구성했다. 그는 “<지옥>의 캐릭터들이 다 우리 사회에 실제로 있을 법한 인간들”이라며 “신념이 다른 인물들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고, 그를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키워드4. 지옥을 맞이한 평범한 인물들

<지옥>에는 사이비 교주와 변호사 외에 평범한 캐릭터도 있다. 방송사 PD 배영재(박정민), 배영재의 아내 송소현(원진아)은 “소중한 사람이 천사에게 고지를 받으면서 혼란을 겪는다”(원진아). 박정민은 배영재 캐릭터에 대해 “정진수 의장에 대해 기본적으로 불만을 가졌으나 어떤 것에도 치우치지 않고 가족을 위해 살던 사람인데 가족 중 한 명이 사건에 휘말리면서 어쩔 수 없이 갈등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원진아는 소시민의 모습을 대변하는 송소현 역시 “혼란을 겪으면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명확히 하지 못하고 상황마다 변한 행동을 한다”라고 보았다. 두 캐릭터는 부부이자 부모로서 천사의 고지를 두고 각기 다른 행동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원진아는 “두 캐릭터가 같은 상황을 맞이하지만 반응하는 감정이 다르고 행동도 다르다. 정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으로도 보일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연상호 감독은 4화부터는 박정민의 활약을 예고했다. 연상호 감독은 “4화의 부제는 배영재의 모험”이라고 칭하며 “관객의 욕망과 가장 닮은 인물이 다시 한번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익준 배우가 연기하는 형사 진경훈은 “삶의 의욕이 많이 사라진 인물”(양익준)이다. 양익준은 진경훈이 “형사란 직업 안에서 사건을 파헤치는데, 자기와 연관된 인물이 공포스럽게 사건과 연결돼 있음을 알게 된다”고 예고했다.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사이비> <돼지의 왕>에서 목소리 출연한 적 있는 양익준은 <지옥>으로 처음 연상호 감독과 실사 작업을 하게 됐다. 시리즈 내 진경훈의 딸 캐릭터는 원작에서 아들로 등장했지만 “성별에 관계없이 이레 배우에게 맡기고 싶”었던 연상호 감독에 의해 성별이 바뀌었다.

키워드5. 연상호 유니버스의 놀이터 <지옥>은 계속될까.

<지옥>은 웹툰 제작 당시부터 영상화를 목표로 했고, 지난해 9월 웹툰으로서 완결됐지만, 시리즈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연상호 감독은 <지옥>의 세계관을 웹툰과 시리즈를 이으면서 확장시킬 계획을 일찌감치 염두에 두었다. “<지옥>은 영화적으로 놀 수 있는 세계관으로 만들고 싶었다. 언제든지 놀이터에 가고 싶을 때 새로운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짜고 싶었다. 이 시리즈는 그 첫 번째 놀이다.”(연상호) 그가 각본을 담당한 tvN 드라마 <방법>과 개봉영화 <방법: 재차의>가 드라마와 영화로 확장되고 다시 쓰였던 것처럼 <지옥>도 매체와 플랫폼을 오가는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상호 감독은 “<지옥>의 극단적인 세계관은 여러 종류의 인간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설정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류의 오랜 관념 속에 존재하는 지옥에 대한 연상호표 상상이 담긴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은 11월19일 금요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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