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객석이 전면 개방되고 다시 박스오피스가 열린 가운데 발리우드에선 그간 개봉을 미뤄둔 기대작들이 하나둘씩 등판일을 저울질하고 있다. 최근 악샤이 쿠마르의 <벨바텀>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210명을 인질로 잡은 비행기 납치극이 일어나자 비밀 요원인 코드 네임 ‘벨바텀’이 해결사로 나선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코로나19에도 인도 및 스코틀랜드 각지에서 현지 로케이션을 감행해 관객의 시선을 붙잡기에 손색없을 것으로 꼽혔다. 하지만 그동안은 객석의 부분 개방만 허용되었던 만큼 제아무리 꾸준함의 대명사인 악샤이 쿠마르라도 예의 관객 동원력을 곧장 재현해내긴 어려웠다. 첫술에 배부를 리 없다. <벨바텀>으로 본격적인 워밍업에 들어갔다면, 이제부턴 기나긴 동면에서 깨어난 발리우드가 건재함을 알리며 회심의 카드를 내놓는다.
때마침 콜리우드에서도 좋은 소식을 전했다. 11월1일부터 객석의 전면 개방을 선언한 것인데, 멀티버스 같은 인도 영화세계에서 발리우드(힌디-영어권 영화)와 함께 대표 영화권의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남인도 첸나이, 타밀나두를 중심으로 한 타밀어 영화권이다. 그간 객석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관객을 맞이하기 시작한 콜리우드의 눈에 들어온 첫 승부처는 디왈리 축제 기간(올해는 11월4~8일)이었다. 이곳의 필승 카드는 대배우 라지니칸트. <춤추는 무뚜>, <로봇> 시리즈 등으로 잘 알려진 그가 특유의 거침없는 액션 드라마 <안나테>(빅 브러더)로 돌아왔다. 여느 때라면 따끈한 그의 신작을 띄엄띄엄 비워둔 객석에서 보는 건 사치에 가까운 일이다. 그만큼 거부하기 어려운 흥행 보증수표를 꺼내들며 영화 팬들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을 보낸 셈이다.
발리우드 역시 질세라 일단 전매특허의 액션영화부터 선보이고 있다. 악샤이 쿠마르의 <수르야반시>로 디왈리 대목을 노린 것인데, 간만의 기록적인 흥행 성공이 점쳐진다. 여기에 마블의 <이터널스>도 가세했다. <수르야반시>에 디왈리를 양보한 살만 칸의 <안팀: 더 파이널 트루스>의 개봉일은 11월 말이다. 물론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을 향한 시선에는 설렘과 불안이 공존한다. 다만 인도영화는 원래 스트리밍(난세의 대안이었던 OTT 플랫폼)으로는 결코 다운로드받을 수 없을 극장의 맛이 있다. 긴 기다림 끝에 진짜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