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과 온라인 플랫폼 그리고 경기도가 다양성영화 개봉을 위해 힘을 모았다. 지난 8월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이 CJ CGV·KT와 업무협약을 맺고 진행한 사업인 ‘2021년 경기인디시네마 CGV·KT 상영 연계지원’이 결실을 내놓았다. ‘2021년 경기인디시네마 CGV·KT 상영 연계지원’은 제작비 10억원 이하의 장편 다양성영화를 대상으로 전국 CJ CGV 30개관에서 상영하고, 일주일 뒤 KT의 IPTV인 olleh tv에 상위 노출해 극장과 안방에서 관객을 만나게 하는 사업이다.
영화를 잘 만들어도 관객에게 알리고 또 관객을 만나기 힘든 게 다양성영화의 어려운 현실이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다양성영화가 예전보다 충분한 상영 기회를 보장받기 힘들어진 산업 전반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영향력 있는 온오프라인 플랫폼과 관이 힘을 합쳐 다양성영화의 개봉을 지원한 건 의미가 크다.
<좋은 사람> <종착역> <십개월의 미래> 등 총 5편에 혜택
다양성영화가 좀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올해 사업은 총 5편에 혜택이 돌아갔다. 경콘진, KT, CGV가 함께 심사한 결과, 지난 7월 공모에서 <좋은 사람> <종착역> <십개월의 미래> 등 3편이, 지난 8월 공모에서 <아워 미드나잇> <싸나희 순정> 등 2편이 각각 선정됐다. 5편의 영화는 CJ CGV에서 ‘경기인디시네마pick’ 브랜드로 상영됐고, 일주일 뒤 올레tv초이스에서 서비스됐다. 경콘진은 편당 2천만원(CGV/서프라이즈 쿠폰, 시사회 비용, 굿즈 이벤트 등, KT/페이백, 광고 비용 등) 상당의 규모로 지원했다. CGV는 5편을 전국 아트하우스를 포함한 30개관에 고정 편성하는 한편 앱 배너 광고와 스크린 광고 등 현물을 지원했다. KT는 영화들을 올레tv초이스 상위에 노출했고, 배너 광고를 하고,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홍보하며 지원했다.
사업의 대대적인 지원 덕분에 5편의 영화는 충분한 상영 기회를 보장받았고, 적지 않은 관객을 만났다. <좋은 사람>(감독 정욱)은 9월9일 개봉해 1만1천여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동원했다. 개봉주 한국영화 예매율 1위, CGV아트하우스 예매율 1위를 차지했고, 개봉 이후 CGV 실관람객 평점인 골든에그지수 95%를 기록했다.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에 초청됐고, 이후 타이베이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 여러 국내외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종착역>(감독 권민표)은 9월23일 개봉해 개봉주 독립예술영화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 좌판율 1위를 기록하며 47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십개월의 미래>(감독 남궁선)는 10월14일 개봉해 1만4천여명을 불러모았다. 개봉 6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한 건 올해 하반기 개봉한 독립영화 중에서 가장 빠른 흥행 속도. 이후 뉴욕아시안영화제 경쟁부문과 하와이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심사위원 특별언급을 각각 수상했고, 파리한국영화제에 초청됐다.
11월11일 개봉한 <아워 미드나잇>(감독 임정은)은 11월28일 기준으로 3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파리한국영화제, 글래스고영화제, 바르셀로나아시아영화제, 위스콘신영화제, 피렌체한국영화제 등 여러 해외 영화제에서 소개됐다. 가장 최근인 11월25일 개봉한 <싸나희 순정>(감독 정병각)은 배우 전석호와 박명훈이 출연한 영화로 11월28일 현재까지 2600여명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번 개봉 지원을 받은 배급사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 <좋은 사람>을 배급 대행한 이지혜 찬란 대표는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작은 영화 배급에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다. 예년보다 많은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진 데다 CGV아트하우스 또한 축소된 상황에서 전국 CGV 30개관에서 고정 편성되고, 상영 일주일 뒤 올레tv초이스 상위에 노출돼 IPTV에서 공개하는 것이 배급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십개월의 미래>를 배급한 유현택 그린나래미디어 대표는 “<십개월의 미래>는 작은 규모의 영화지만 감독, 배우, 소재 등 영화의 여러 요소들 때문에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상업영화들이 쏟아져나오는 시장 상황에서 이번 사업의 혜택 중 하나인 전국 CGV 상영관 30개관을 고정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건 배급하는 데 큰 힘이 됐다. 그뿐만 아니라 올레tv초이스 상위에 노출되고 프로모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큰 장점이었다”라고 만족해했다.
극장이 살아야 IPTV도 산다
경콘진, CGV, KT 3사 또한 이번 사업 성과에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김산 경콘진 방송영상산업팀 팀장은 “극장과 IPTV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 CGV와 KT가 함께 협력해 다양성영화 개봉에 힘을 실어주는 사업을 시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안현주 CGV 편성팀 과장은 “경콘진, CGV, KT 3사가 협력해 다양성영화에 개봉 지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3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 올해 사업의 개선점을 찾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융 KT 미디어플랫폼사업부문 대리는 “경콘진에서 지원해준 덕분에 선정작 5편을 올레tv초이스의 상위에 노출해보니 선정작을 포함해 독립예술영화를 본 사람들의 숫자가 평소보다 25배 늘었다”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보다 많은 사람에게 작품성을 갖춘 다양성영화를 선보일 수 있게 돼 의미가 있었던 것 같고, 무엇보다 극장과 IPTV는 평소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협력해보니 극장이 살아야 IPTV도 덩달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사업을 정리하는 의미로 선정작 5편을 만날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린다. 12월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 동안 CGV오리 아트하우스관에서 <좋은 사람> <종착역> <십개월의 미래> <아워 미드나잇> <싸나희 순정> 등 5편이 매일 1회차씩 상영된다. 티켓값은 8천원으로, 영화진흥위원회 6천원 할인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타 쿠폰 중복 사용 불가). 기획전 상영작을 관람하면 영화 리뷰 노트, 스티커, 펜 세트 등 경기인디시네마pick 굿즈도 증정한다.
자세한 상영 정보는 CGV 홈페이지(www.cgv.co.kr)를 참조하면 된다. 또 선정작 5편은 올레tv초이스에서 100%페이백 이벤트로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