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6년 만에 중국에서 개봉한다. 정세교 감독, 나문희·이희준 주연의 <오! 문희>가 12월3일 중국에서 정식 개봉한다. 지난 11월30일 중국 국가영화국의 심의를 통과한 <오! 문희>는 중국 개봉관의 0.1%에 달하는 정도로 개봉할 예정이며, 개봉 규모 면에서는 전체 상영작 중 20위권 정도에 머물러 있다.
최근 한국영화는 중국에서 일체 개봉할 수 없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인해 중국 정부가 한국 콘텐츠의 수입 및 교류를 불허하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발동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의 중국 개봉은 <암살>(2015)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한동안 얼어붙었던 한국영화의 중국 극장가 진출이 <오! 문희>의 개봉을 시작으로 다시 열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성진 CGV 전략지원 담당은 “<오! 문희>는 국내 개봉 시기도 꽤 지났고 블록버스터급 영화도 아니기에 아직 (중국 개봉에) 큰 의미를 두기는 이르다”라고 말했다.
그간 한중 양국의 영화산업 교류가 전면적으로 단절된 것은 아니었다. 중국은 한한령 상황에서도 한국영화 배급권을 계속 구매해왔다. 국내에서 제작된 영화들 가운데 규모가 크거나 해외에서 수상한 경우 이미 중국 내 배급권이 팔린 영화들이 많다. 다만 개봉 심의가 통과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또한 <써니>를 리메이크한 <양광저매도>, <베테랑>의 리메이크작인 <대인물> 등과 같이 한국영화의 리메이크 판권을 구매해 제작한 영화가 중국에서 개봉해 흥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은 CJ ENM 중국영화 기획제작팀장은 “배급사들은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광저매도>나 <대인물>이 중국에서 개봉했을 때도 원작이 한국영화라고 지적하는 반응은 거의 없었다. 내년에도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전면 개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