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킹메이커> 설경구‧이선균‧김성오‧전배수‧서은수, <씨네21> 송년호 표지 장식
2021-12-17
글 : 배동미
사진 : 백종헌

<킹메이커>의 설경구‧이선균‧김성오‧전배수‧서은수가 <씨네21>의 2021년 송년호(1336호) 표지를 장식했다. 변성현 감독의 신작 <킹메이커>는 젊은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를 다룬 정치 드라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에서 스타일리시한 느와르를 선보였던 변성현 감독은 특유의 스타일을 발휘해 <킹메이커>를 완성시켰다. 영화 개봉에 앞서 <씨네21>은 '팀 김운범' 설경구‧이선균‧김성오‧전배수‧서은수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불한당>에 이어 두번째로 변성현 감독과 호흡을 맞춘 설경구는 "처음 <불한당>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킹메이커> 시나리오도 같이 받았다"고 한다. "당시 받은 시나리오에는 캐릭터의 이름이 실존 인물의 이름 그대로 되어 있었고, 솔직히 너무 부담스러워서 시나리오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김운범은 고 김대중 대통령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다. 설경구는 자신을 대신해 김운범을 연기할 만한 배우를 추천했지만 "변성현 감독은 완강하게 '안돼요!'"라고 답했다고. 두 사람이 찾은 절충안은 캐릭터의 이름을 바꾸는 것이었다. 이름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설경구는 “심리적으로 조금 괜찮아"졌다고 한다. <킹메이커>를 준비할 당시 변성현 감독은 설경구에게 실제 인물과 비슷한 말투를 요구하지는 않았으나 특별히 '멋'을 강조했다. "변성현 감독은 폼! 스타일! 무조건 멋있어야 된다고 했다. 절대 화면에 두턱(이중턱)이 나오면 안된다. 처음엔 막연하게 꼭 턱선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 생각해서 살을 안 빼고 있었는데, 살을 빼달라더라. 내가 안일했다. (웃음)"

이선균이 연기한 서창대는 1960~70년대에 '선거판의 여우'로 불렸던 엄창록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다. “선거 전략의 귀재라는 것과 이북 출신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 정보가 많지 않았”던 탓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더구나 “20대부터 60대까지 밸런스를 맞추면서 깊이 있게” 연기하는 데 부담이 컸다고 한다. 이선균은 설경구와 변성현 감독의 실제 관계에서 힌트를 찾았다. "둘이 술을 마시면 톰과 제리처럼 맨날 싸우는데, 그러면서도 굉장히 잘 맞는다. 그냥 넘어가면 되는 것도 감독님은 꼬박꼬박 경구 형한테 대든다. (웃음) 그래서 서창대 캐릭터를 감독님처럼 연기하고 싶다고 내가 얘기했었다." 이선균은 "감독님이 경구 형한테 날것으로 얘기하는 것처럼 창대가 말을 한다면 더 진심으로 보일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김성오는 “대의를 위해서 김운범의 뒤와 옆에서 항상 있는 듯 없는 듯 보좌”하는 박 비서로 변신한다. 단역 시절부터 악역을 많이 맡아온 그에게는 <킹메이커>의 박 비서처럼 도드라지는 갈등이 없는 캐릭터가 진짜 ‘변신’이었다. 그는 "과거 정치인의 사진들을 찾아보니 늘 정치인 주변에 6~8명이 함께 서 있었고, 그 사진처럼 연기하고 싶었다". 변성현 감독에게 “포커스가 나간 채 카메라에 잡혀도 되고 얼굴이 프레임에 살짝 걸려도 되니까 김운범 주변에 항상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이유다. 그는 김운범의 곁만 지키고 싶었다. “대사가 없어도 박 비서가 멀리서라도 계속 김운범을 지켜보았으면 했다. 관객이 박 비서를 인지하지 못해도 좋다.” 김성오는 <불한당>에 이어 <킹메이커>에서도 '도롱이'란 아이를 가진 아빠로 그려진다. 이에 대한 뒷이야기는 <씨네21> 1336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선거 캠프에는 다양한 이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전배수가 연기한 이 보좌관은 정치인 김운범이나 그의 전략가 서창대에 비해 드라마틱한 감정 변화를 요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동네 이장보다는 조금 유능한 정도의 느낌”의 이 보좌관은 캠프의 풍경을 다채롭게 만든다. 전배수는 촬영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질 때 배우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일명 ‘전배수 복덕방’을 마련한 것. 극단 ‘학전’ 출신인 전배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설경구와의 깊은 인연을 공개했다. 영화 오디션을 보러 갔다가 극단 시절부터 스타였던 설경구를 수년 만에 재회했다고 했고, 그렇게 두 사람이 호흡하며 만든 <사랑을 놓치다>는 전배수의 첫 영화가 되었다. 두 사람의 자세한 사연은 <씨네21> 1336호에서 확인 가능하다.

태어나서 대선 투표라곤 이제 딱 한번 경험해봤다는 서은수는 '팀 김운범'의 순수한 막내 선거운동원 수연을 맡았다. <킹메이커> 시나리오를 받을 당시 서은수는 변성현 감독의 전작을 좋아하는 데다 함께하는 선배 배우들의 이름을 듣고 “대사가 없어도 참여하고 싶을 정도”로 기뻤지만 변성현 감독에게 "대사를 부산 사투리로 해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수연은 본래 서울말을 구사하는 캐릭터였지만 “이 보좌관도 사투리를 쓰는데 수연도 지방에서 김운범을 돕기 위해 서울로 온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변 감독에게 “부산 사투리를 쓰는 캐릭터가 없으니 대사를 바꿔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낸 그는 부산 출신의 강점을 살려 대사의 어미를 모두 바꿨다. “사실상 제대로 참여한 첫 상업장편영화”인 <킹메이커>를 통해 서은수는 “선배들의 연기도 가까이에서 지켜봤”고 ‘라떼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킹메이커> 설경구‧이선균‧김성오‧전배수‧서은수의 인터뷰 전문은 <씨네21> 송년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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