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2년 2월6일 발표 예정인 제42회 런던영화비평가협회상의 후보작이 지난 12월16일 공개됐다. 지난해 클로이 자오의 <노매드랜드>와 로즈 글래스의 <세인트 모드>에 각각 올해의 영화상과 영국/아일랜드 올해의 영화상을 수여한 바 있는 런던영화비평가협회는 올해에도 여성 영화인들의 두드러진 활약에 주목한 듯하다. 협회측도 후보작 발표 뒤 공식 블로그를 통해 “베테랑 감독인 제인 캠피언의 <파워 오브 도그>가 무려 9개 부문에, 매기 질런홀과 조애나 호그도 각각 6개, 5개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최다 후보작을 배출한 세편의 영화가 모두 여성감독의 작품”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협회장인 리치 클라인은 “후보 지명 투표에서 유권자들은 총 204편의 영화를 선정했고 그중 51편이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전하며, “우리는 스튜디오 블록버스터뿐 아니라 저예산 인디영화들에서도 주목할 만한 재능을 발견하려 노력했다. 때문에 우리의 후보 리스트는 다른 영화제와는 조금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워 오브 도그>는 1993년 영화 <피아노>로 제14회 런던영화비평가협회 올해의 영화상을 수상한 제인 캠피언을 28년 만에 같은 시상식으로 불러낸 작품이 됐다. 지난 10여년간 엘리자베스 모스가 출연한 인기 TV시리즈 <탑 오브 더 레이크>의 연출에 집중했던 제인 캠피언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장편영화 감독으로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게 된 셈이다. 일간지 <가디언>은 <탑 오브 더 레이크>를 통해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들을 다뤘던 제인 캠피언의 경험이 이번 작품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영화의 주요 출연진인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커스틴 던스트, 코디 스밋맥피, 제시 플레먼스 모두 남우주연 및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는 점도 눈에 띈다.
두 번째로 많은 후보에 이름을 올린 매기 질런홀의 첫 장편영화 감독 데뷔작인 <로스트 도터>는 올해의 영화상과 함께 각본상 등 6개 부문의 후보가 됐다. 올해의 영화상과 감독상을 포함한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작품은 <수베니어: 파트II>로, 조애나 호그 감독이 대학 시절 겪었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그 감독은 2년 전 <수베니어: 파트I>으로 영국/아일랜드 올해의 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의 영화상 후보에 오른 다른 작품들로는 <파워 오브 도그>와 함께 골든글로브상 7개 부문에도 노미네이트된 케네스 브래나의 <벨파스트>와 남편이 죽은 뒤 그의 은밀한 삶에 대해 알게 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알림 칸 감독의 <애프터 러브> 등이 있다. <애프터 러브>는 올해 영국독립영화상을 휩쓸었는데,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무려 6개 부문을 수상해 큰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