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행복한 새날을 열어주기 위해 달린다 '해피 뉴 이어'
2022-01-05
글 : 남선우

크리스마스부터 새해 첫날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이 호텔 엠로스에 모여 2021년을 떠나보낸다. 엠로스의 대표 용진(이동욱)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과 교감하며 설렘을 느낀다. 호텔리어 소진(한지민)은 오랫동안 짝사랑한 친구 승효(김영광)의 결혼 소식을 듣고 혼란에 빠진다. 도어맨 상규(정진영)는 호텔을 찾은 첫사랑 캐서린(이혜영)과 재회해 추억에 젖는다. 한편 ‘호캉스’ 한번 즐기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중인 장기 수험생 재용(강하늘)은 호화로운 공간에서 생을 마감하겠다는 결심으로 엠로스행을 택한다. 그의 수상한 행동을 눈치챈 호텔 직원들은 합심해 그에게 삶의 이유를 만들어준다. 힘든 시간을 함께 버텨온 가수 이강(서강준)과 매니저 상훈(이광수), 매주 토요일 호텔 라운지에서 맞선을 보는 의사 진호(이진욱) 또한 이곳에서 반짝이는 순간을 맞이한다.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제목 그대로 모든 인물들에게 행복한 새날을 열어주기 위해 달려간다. 완주 끝에는 모두에게 예외 없이 새로운 사랑 또는 속깊은 우정이 도착한다. 그 트랙을 채우는 건 짝사랑의 종말, 첫사랑의 추억, 신분 차를 극복한 사랑처럼 익숙한 러브 스토리. 곽재용 감독의 전작 <엽기적인 그녀>의 한 장면을 패러디하는 등 낯익은 코미디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예상 가능한 전개에도 시선을 붙잡는 건 앙상블이다. 각자의 에피소드만큼은 충실히 책임지는 연기자들의 조화가 스크린에 간신히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빈약한 설정과 어설픈 이음새가 아쉽지만 연말연시에 어울리는 희망만큼은 확실하게 장착한 작품이다. 12월29일 티빙과 극장에서 동시에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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