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박소담,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드라이버가 되다 '특송'
2022-01-12
글 : 김현수

질주하는 내연기관의 가속 쾌감만으로 내달리는 영화가 도착했다. <특송>은 자동차 추격을 액션의 소재로 이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야기의 전면에 내세워 강조한다.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여성 드라이버가 주인공인 영화도 드물다. 은밀한 배송 거래 전문 드라이버인 은하(박소담)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배송 사고를 내지 않고 의뢰인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목적지로 ‘특송’해주고 돈을 받는다. 은하가 소속된 백강산업의 백 사장(김의성)은 매번 뛰어난 배송 실력을 보여주는 은하를 꽤나 만족해하는 눈치다. 하지만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은하도 위험에 빠지고 만다. 웬만하면 수락하지 않는 위험한 특별 배달 의뢰를 맡은 은하는 일이 틀어져버린 현장에서 홀로 길을 잃은 어린 서원(정현준)과 만나게 된다. 서원은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범죄 조직에 쫓기게 되는데, 은하는 위험에 처한 서원을 외면하지 못하고 배송 원칙을 어긴 채 고의로 ‘배송 사고’를 저지르게 된다.

배우 박소담이 연기하는 은하는 놀라운 드리프트 실력을 자랑한다. <이니셜 D>나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나 볼 법한 골목 추격이나 기찻길 추격 장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내내 각종 자동차들이 등장해 카 체이싱 액션을 좋아하는 관객을 만족시킨다. 액션의 스타일을 강조하는 영화는 여러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가지치기하고 오직 속도감 넘치는 극의 전개에 힘을 쏟았다. 인물들이 왜 도망치려 하는지, 범죄자들이 쫓는 동기가 무엇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캐릭터의 설정이나 사연 등 이것저것 따져 묻지 않아야 무사히 결말에 다다를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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