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솔 작가가 본 <봄날은 간다>
“이번 기회에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를 처음 봤다. 자극적인 연출 없이 담백하고 서정적으로 은수(이영애)와 상우(유지태)의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영상 일을 하다 보니 영화에 등장하는 아날로그 녹음기나 붐 마이크 같은 장비들도 눈에 들어왔다. 직접 폴리 사운드를 녹음하러 다니는 그 고요한 여정이 좋더라.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함께 이영애, 유지태 배우의 청년 시절이 고스란히 담긴, 한 시대를 대표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포스터 작업에 관하여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늦은 밤, 은수와 상우가 절에서 녹음을 하는 장면이었다.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신하게 되는 신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신의 차분한 분위기를 잘 담고 싶어서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정갈하게 잡았다. 영화를 대표할 만한 요소들, 가령 아날로그 녹음기와 붐 마이크, 그리고 은수의 빨간 목도리와 코트, 상우의 파카 같은 걸 잘 표현하고 싶어서 질감 처리를 디테일하게 했다. 반면 은수와 상우의 감정과 표정은 보는 분들이 상상할 수 있게끔 하고 싶어 오히려 비워두었다. 등을 대고 있는 모습 또한 시선에 따라 서로를 어색해하는 것 같으면서도 서로에게 의지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다. <봄날은 간다>를 정말 좋아하는 분들에게 이 작업이 의미 있는 선물이 되길 바란다.”
유솔 작가 프로필
현 SUESS 스튜디오 아트디렉터. 동아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현재 SUESS 스튜디오에서 아트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영상과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에 두루 관심이 많으며, 직접 쓴 이야기를 바탕으로 독립 애니메이션을 연출하는 것이 목표다.
작업
아이유 - <Eight> 뮤직비디오 3D애니메이션 파트 제작
인디스페이스 트레일러 필름 제작
MBC 창사 60주년 뮤직비디오 제작
*<씨네21>이 한국영화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준비한 ‘한달에 한편’은 인디애니페스트와 국내 애니메이션 감독들과 협업해 매달 한편의 한국영화를 한정판 포스터와 엽서로 소개하는 월간 프로젝트입니다. 출시되는 포스터와 엽서는 <씨네21>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