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나일강에서 열리는 호화로운 결혼 연회에 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나)가 초대를 받는다. 식의 주인공은 리넷(갤 가돗)과 사이먼(아미 해머)인데, 리넷은 자신이 보유한 막대한 재산 때문에 항상 불안한 상태다. 자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친인척들과 재산 관리인, 그리고 헤어진 과거의 연인까지 모두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 있는 리넷은 에르큘 포와로에게 자신을 지켜달라는 의뢰를 한다. 그러던 와중에 또 한명의 불청객이 나타난다. 리넷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사이먼과 애인 사이였던 재클린(에마 매키)이다. 앙심을 품은 재클린이 리넷 커플을 따라다니며 대놓고 저주를 퍼붓자 리넷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그렇게 마침내 나일강 위를 떠다니던 초호화 여객선에서 총알 한방이 발사되고야 만다.
<나일 강의 죽음>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로, 2017년 개봉한 <오리엔트 특급 살인>으로부터 이어지는 탐정 에르큘 포와로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번 영화 역시 케네스 브래나가 감독과 주연을 맡았으며, 전작만큼 화려한 캐스팅과 65mm 카메라로 담아낸 아름다운 영상미도 그대로다. 감독은 이를 토대로 다시 한번 클래식한 정통 추리극을 선보인다. 애거사 크리스티가 생전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사랑했다고 알려진 베스트셀러인 만큼 이야기의 짜임새와 추리극의 핵심인 마지막 반전에 대해서는 덧붙일 말이 없다. 그러나 영화 중반부가 돼서야 본격적인 추리가 시작되는 등 전체적으로 느슨하게 진행되는 극 전개가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영화 초반 짧게 나오는 에르큘 포와로의 전사를 제외하곤 시리즈만이 줄 수 있는 재미가 빈약하다는 것 또한 보완해야 할 점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