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예리한 풍자와 블랙유머가 가미된 직장 배경 영화 '굿 보스'
2022-02-16
글 : 박정원 (영화평론가)

최근 우수 기업상 후보에 오른 저울 제조 회사 블랑코 스케일즈는 심사위원들의 방문을 앞두고 있다. 이에 사장 블랑코(하비에르 바르뎀)는 직원들의 기강을 잡으려 노력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사를 운 영 중인 블랑코는 ‘가족주의’ 경영 이념을 자랑스레 내세우고, 겉보기에 회사는 완벽하게 굴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속사정은 다르다. 정리해고를 당한 호세(오스카 데 라 푸엔테)는 아이들을 앞세워 복직 요구 시위를 시작하고, 오랫동안 일한 직원 미랄레스(마놀로 솔로)는 집안 문제에 정신이 팔려 업무에 영 집중하지 못한다. 한편 블랑코는 새로 온 인턴 릴리아나(알무데나 아모르)와 은밀한 시선을 주고받는다.

스페인 감독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의 <굿 보스>는 우수 기업상 수상을 눈앞에 둔 어느 사장의 일주일간의 고군분투를 그려낸다. ‘을’의 입장에서 사회생활의 비애를 담아내는 보통의 직장 배경 영화들과 달리 ‘갑’의 시점을 중심으로 예리한 풍자와 블랙유머에 무게를 뒀다. 특히 극중 회사에서 제조하는 ‘저울’은 영화에서 꽤 중요한 상징으로 기능하는데, 이를 서사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재미를 더한다. 결과적으로 감독은 전작 <어 퍼펙트 데이>(2016)에 이어 다시금 몰입도 높은 블랙코미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하비에르 바르뎀의 능청스러운 연기 또한 몰입감을 고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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