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년 동안 지구를 무사히 돌던 달이 어느 날 궤도를 틀어 지구로 낙하한다. 사건은 10년 전으로부터 시작된다. 우주비행사 브라이언(패트릭 윌슨)과 파울러(할리 베리)는 위성 수리 임무 도중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로부터 습격을 받아 동료를 잃고 지구로 귀환한다. 그러나 관계자들이 아무도 ‘괴물체’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는 탓에, 브라이언은 10년째 불명예스러운 은퇴자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의 앞에 자칭 우주 박사 KC(존 브래들리웨스트)가 나타난다. 달이 외계인의 건축물이라고 주장하는 KC는 브라이언에게 달이 지구로 향하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그와 동시에 나사에서 근무하는 옛 동료 파울러가 브라이언을 찾아와 그것이 사실이라는 얘기를 전한다. 이미 틀어져버린 달의 궤도는 지진과 해일 등을 발생시켜 전 지구를 혼란에 빠뜨리고, 이에 세 사람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 달로 향한다.
‘달이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설정의 <문폴>은 <투모로우> <2012> <인디펜던스 데이> 등 굵직한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어왔던 롤란트 에머리히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전형적인 재난영화의 공식을 따른다. 지구에 펼쳐지는 재난의 스펙터클을 전시함과 동시에 이를 해결해보려 애를 쓰는 몇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된다. <문폴>의 경우는 조금 더 볼거리에 힘을 준 것으로 느껴지는데, 이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선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 지식과 완전히 다른 영화의 설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교과서적인 서사 구조와 황당무계한 설정을 토대로 중력을 거스르는 파도와 만월이 스크린을 꽉 채우는 영화. 어쩌면 <문폴>이야말로 아이맥스 영화관에 가장 적합한 영화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