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의 역작, 드라마 <시그널>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일본 드라마가 극장판으로 확장돼 나왔다. 원작에서 이제훈과 조진웅의 역할에 해당하는 장기 미제 사건팀 사에구사 켄토 경장(사카구치 겐타로)과 오야마 타케시 경사(기타무라 가즈키)는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다가 사에구사 경장이 있는 2021년에 벌어진 고위 인사를 대상으로 한 테러 사건을 계기로 다시 무전기로 소통한다. 자신이 머무는 2009년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는 소식을 들은 오야마 경사는 사에구사 경장과 함께 사건 사이의 연결점을 추적한다.
<극장판 시그널>은 원작과 일본 드라마에서 확장해 독립된 이야기를 노린다. 1995년 도쿄 지하철 사린 가스 테러를 모티브로 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가상의 약물 테러 사건을 중심에 두는데, 테러 사건을 저지하는 것보다 권력의 흑막에서 벌어진 사건 뒤처리의 음흉한 비밀을 파헤치는 일이 더욱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런 점에서 리메이크와 극장판을 유발한, 무전기로 과거와 현재의 인물이 이어진다는 판타지적 요소는 소소한 장치에 그치고, 작품은 이전부터 일본 형사 드라마에서 접한 스타일의 연속선상에 머문다. 인기를 끈 드라마가 극장판으로 나오는 행태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고,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관객의 반응이 상반될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이 주제가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