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독자에게]
[이주현 편집장] 스물다섯 스물하나 아니고 스물일곱
2022-04-01
글 : 이주현

<씨네21>이 올해로 창간 27주년을 맞았다. 매년 생일을 자축하며 <씨네21>을 이만큼 키워준 독자들을 위해 근사한 생일상을 차리는 게 이제는 전통이 되었다. 생일상은 곧 ‘창간기념 특별호’ 제작을 말하는데, 올해도 정말 정성껏 준비했다. 감히 재미있지 않은 페이지는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 정도다. 먼저 1995년 4월생으로, <씨네21>과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난 이도현 배우가 표지를 장식했다. 굳이 탄생의 순간으로 인연을 엮지 않더라도 <씨네21>이 이도현에게 만남을 청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도현은, <씨네21>이 연말에 진행하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설문에서 2년 연속으로 ‘올해 주목할 만한 신인 남자배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기대하는 신인배우라는 뜻이다. 이도현은 현재 송혜교와 함께 김은숙 작가의 신작 <더 글로리>를 촬영 중인데,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의 각본을 쓴 김은숙 작가가 선택한 배우라는 것만으로도 이도현의 현재는 충분히 설명될 것 같다.

27년의 역사도 결코 짧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대부>의 50주년 역사 앞에선 공손히 머리를 숙이게 된다. 올해는 <대부> 개봉 50주년 되는 해다. 잘 알려졌다시피 영화사의 위대한 걸작 <대부>도 탄생 과정에서 여러 진통을 겪어야만 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와 알 파치노는 한 시대의 시네마를 상징하는 묵직한 전설이지만, 반세기 전 <대부>가 제작될 당시만 하더라도 두 사람은 영화사에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만 하는 처지였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해야만 하는 처지. 김현수 기자가 기사에 썼듯, 50주년을 맞아 다시 돌아본 <대부>의 제작기는 지금의 시점에서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터널스> <오징어 게임> <드라이브 마이 카>의 배우들이 들려주는 글로벌 스테이지의 이야기도 몹시 흥미진진하다. <이터널스>로 마블 유니버스에 합류한 마동석은 할리우드 대형 프랜차이즈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들려줬고(애초 자필로 글을 써서 보내주기로 했으나 할 얘기가 너무 많아 자필 수기는 포기했다고 한다), <오징어 게임>의 김주령과 <드라이브 마이 카>의 박유림, 진대연, 안휘태는 각각 미국 배우조합상과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가한 소감을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별들의 도시 할리우드에서 별이 된 이들에게 다시 한번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슬픈 소식도 있다. 지난 3월26일, 방준석 음악감독이 눈을 감았다. <모가디슈> <베테랑>을 함께한 류승완 감독, <자산어보> <라디오 스타>를 함께한 이준익 감독은 한목소리로 그가 훌륭한 예술가이자 아름다운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음악은, 영화는 오래 남아 이곳에서 빛날 테니 부디 하늘에서 아픔 없이 편히 쉬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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