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LA]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크리스 록에 대한 폭행으로 이슈된 윌 스미스
2022-04-11
글 : 안현진 (LA 통신원)
‘슬랩게이트’ 앞으로 어떻게 될까
윌 스미스(오른쪽)는 아내의 민머리에 대해 농담을 한 크리스 록의 따귀를 때렸다.

2년을 기다려 대면 행사로 복귀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화제의 인물은 윌 스미스였다. 이날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스미스는, 장편다큐멘터리 부문의 시상을 진행하던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자신의 부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민머리를 두고 농담한 데 분개해 무대로 올라 그의 따귀를 때렸다. 이 사건으로 윌 스미스의 커리어는 남우주연상 수상이라는 쾌거에도 불구하고 재기는커녕 불명예스럽게 수직낙하하는 중이다. 시상식 다음날인 3월28일, 윌 스미스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용납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공개 사과문을 올렸고, 4월1일 아카데미 회원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징계위원회를 소집했으며, 미국 배우조합도 윌 스미스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징계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윌 스미스 주연의 <패스트 & 루스>의 진행에 제동을 건 상태다. 전세계가 지켜보는 시상식의 화려한 무대 위로 뛰쳐올라갈 때만 해도 이런 후폭풍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건이 일어난 며칠 뒤, 보스턴에서 열린 스탠드업 코미디 투어 행사에서 크리스 록은 “그날 일에 대해서는 생각을 정리하는 중”이라며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사건 직후 윌 스미스를 시상식에 남겨둔 아카데미의 안일한 대처나, 남우주연상 수상 뒤 파티에서 춤을 추고 사진을 찍으며 최고의 날을 보낸 윌 스미스의 행적을 보고 있으면 처음부터 강경하고 확고한 대응을 왜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든다. <버라이어티> 등은 윌 스미스의 아카데미 사퇴를 두고 “선수쳤다”고 보고 있다. 아카데미의 처분을 기다리지 않고 제명 당하기 전에 먼저 떠났다는 해석이다. <버라이어티>의 재즈 탱케이 에디터는 윌 스미스의 아카데미 회원 사퇴로 앞으로 그는 오스카 시상식과 관련해 투표를 할 수 없다라며, 아카데미는 윌 스미스의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회수할 것인지, 앞으로 윌 스미스가 오스카 시상식 후보에 지명될 수 있는지, 오스카 시상식에 초대될 수 있는지를 아카데미의 규칙과 강령에 따라 엄격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슬랩게이트’라는 별명까지 붙은 이 사건은 그날의 모든 수상자들이 받았어야 할 마땅한 관심을 앗아갔을 뿐 아니라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과거 폭력에 시달렸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떠올리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비판,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건 윌 스미스가 크리스 록에게 직접 사과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사진제곧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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