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입니다. ‘다혜리의 작업실’은 매주 수요일 혹은 금요일 밤 11시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쓰는 작가들을 초대해 그들의 작품 세계와 글쓰기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는 코너입니다. 스페이스는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이다혜 @d_alicante <씨네21>과 트위터 코리아가 함께하는 ‘다혜리의 작업실’, 그 첫 시간을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게스트는 웹소설을 쓰는 설이수 작가님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하는 슈퍼 웹툰 프로젝트의 첫 번째 모델이 <세이렌: 악당과 계약 가족이 되었다>(이하 <세이렌>) 그리고 배우 준호씨인데요, 이 광고로 설이수 작가님 작품을 처음 접한 분도 많이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이렌> 연재 종료 후 몇달 안 쉬고 바로 <흑막의 말년운이 좋다> 연재를 시작하셨어요. 철의 체력인가요? (웃음) 연재 중 루틴이 궁금합니다.
설이수 @leesu_sol <세이렌> 연재 종료 후 1년 정도 쉬려고 했는데 갑자기 쓰고 싶은 소재가 떠올랐어요. 시기를 놓치면 그 느낌이 안 날 것 같아 바로 사주 공부를 시작했고, <흑막의 말년운이 좋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제 MBTI 유형이 INFP인데, 게으른 완벽주의자 성향이라 원고를 끊임없이 갈아엎어요. 그래서 원고가 쌓일 틈 없이 실시간 연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글을 쓰고, 김밥이나 삼각김밥같이 한손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식사를 하는 편이에요.
이다혜 @d_alicante <세이렌>의 주인공 아리아는 디즈니 프린세스에게서 영감을 얻어 만든 인물이라고도 하셨어요. 혹시 어떤 공주를 염두에 두신 걸까요?
설이수 @leesu_sol 특정 공주보다는 그냥 디즈니 프린세스들의 공통된 특성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모두 용감하고, 고난에 굴하지 않고, 약자를 돌보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잖아요. 그런 점을 아리아에게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다혜 @d_alicante 아리아가 동물들과 맺는 관계에서도 디즈니 공주들이 떠오르네요. 그동안 출간작을 쌓아오면서 작가님만의 글쓰기 노하우도 생겼을 것 같아요. “쉽게 읽히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라고 블로그에 적기도 하셨는데, 쉽게 읽히는 것이 웹소설의 가장 큰 미덕이잖아요. 그와 동시에 쉽게 잊히지 않기는 쉽지 않은데요.
설이수 @leesu_sol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무아지경에 빠져서 감정이입한 채 글을 쓰는 방식이 잘 맞더라고요. 그러기 위해서 장면 분위기에 맞는 노래나 영상을 틀어놓기도 하고요. 작가가 즐겁게 쓴 글이 독자들에게도 쉽게 잊히지 않는 글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이다혜 @d_alicante 꾸준히 로맨스 판타지(이하 로판)를 써오셨는데, 로판의 어떤 점이 작가님에게 매력적이었나요?
설이수 @leesu_sol 이 장르를 처음 접한 건 중학생 때 같아요. 사실 제가 <셜록 홈즈>를 읽다가도 ‘셜록은 연애 안 하나?’ 상상하곤 했거든요. (웃음) 그랬던 제게 로맨스와 판타지의 결합은 참 참신했어요. 나한테 잘 맞는다 싶어 계속해서 쓰고 있습니다.
이다혜 @d_alicante 로판 웹소설에서는 클리셰를 잘 쓰고 비트는 것도 중요하고, 트렌드 변화도 따라가야 하잖아요. 몇년 사이 육아물이 인기죠. 회빙환(회귀물, 빙의물, 환생물)이라는 비슷한 설정들 가운데 자신만의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지도 고민하실 텐데요.
설이수 @leesu_sol 웹소설에 있어 트렌드를 좇는 건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새로운 소재에 대한 갈망도 있어서 로판 장르에 잘 없던 소재를 찾아 쓰려는 편이에요. <손만 잡고 잘게>에서는 주인공이 상대의 손을 잡으면 그 꿈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설정을 했고, <세이렌>은 노래, <흑막의 말년운이 좋다>는 관상과 사주를 다뤘죠. 이런 소재를 친숙하게 선보이려 고심합니다.
이다혜 @d_alicante 그런데 글을 쓰다 안 풀리는 일도 계속 발생하잖아요. 작가님이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다면요?
설이수 @leesu_sol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이 없거든요. 영화를 틀어놓고 멍때리거나 밖에 나가 산책을 합니다. 저만의 해결법이라면, 방탈출 카페라고 아실까요? 테마에 맞춰져 꾸며진 공간에 들어가면 마치 놀이공원에 간 것처럼 소설에 이입할 수가 있더라고요. 거기서 소재를 얻기도 해요. 멘털 관리를 하고 싶을 때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를 합니다. 그러다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행복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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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남주의 연적이 되어 버렸다>를 쓰고 슬럼프가 왔는데, 그 후 검은 고양이를 입양했어요. 이후 가장의 책임감으로 슬럼프를 극복하고 <세이렌>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