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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리뷰] <악연> <알렉산더와 끔찍하고, 최악이며, 말도 안 되게 엉망진창인 가족 여행> <내가 죽기 일주일 전>
한 눈에 보는 AI 요약
넷플릭스 드라마 <악연>은 불운한 인물들이 얽히며 전개되는 범죄 스릴러로, 치밀한 각색과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디즈니+ 영화 <알렉산더와 끔찍하고, 최악이며, 말도 안 되게 엉망진창인 가족 여행>은 멕시코계 가족의 우여곡절 여행을 유쾌하게 그린 가족 코미디다. 티빙의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죽음을 앞둔 여주인공과 저승사자가 된 첫사랑의 재회를 그린 감성 판타지 로맨스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몰입감을 높인다.

<악연>

넷플릭스 / 감독 이일형 출연 이희준, 박해수, 신민아, 공승연, 김성균, 이광수, 조진웅 / 공개 4월4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기시감 넘치는 세계관의 한계를 상쇄하는 내러티브의 마법

박재영(이희준)의 삶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사채까지 끌어다 써서 투자한 코인은 망했으며 사채업자(조진웅)는 그를 죽이려 벼르는 중이다. 그의 마지막 희망은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이다. 그는 보험금을 타내려고 공장에서 만난 조선족 노동자 장길룡(김성균)에게 아버지의 청부 살인을 부탁한다. 사건이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가며 이유정(공승연)과 김범준(박해수), 한상훈(이광수), 이주연(신민아) 등이 이 사건에 연루된다. <악연>은 <검사외전> <리멤버>의 이일형 감독이 메가폰을 쥐고 각본을 쓴 6부작 드라마로 동명 카카오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6부작 드라마의 규모에 알맞은 탁월한 각색이 돋보인다. 이야기의 곁가지를 쳐낸 다음 모든 캐릭터의 서브플롯을 늘려서 각 캐릭터의 역할과 분량을 적절히 배분했다. 그다음 각 캐릭터 사이의 연결고리를 끈끈히 보강해서 서사의 중심이 더 선명해졌다. 각본에 추가된 롤렉스 시계 같은 소도구는 서사를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김범준의 캐릭터를 김범준과 장길룡으로 나누는 등 영상매체의 성격을 고려한 설정도 흥미롭다. 다만 피카레스크적인 톤과 캐릭터 유형, 실화 바탕의 범죄, 인과응보라는 주제 등 드라마의 뼈대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는 진부하다는 인상을 준다. 1화부터 3화까지 파편적으로 그려진 세 캐릭터의 서사를 조립하면서 이주연을 제외한 모든 주연이 악연의 굴레에 갇혀 있음을 그리는 탄탄한 내러티브가 진부함을 상쇄한다. 묵묵하게 스크린을 장악하는 김성균신민아의 호연, 공승연의 첫 악역 연기도 전형적인 캐릭터에 풍성한 결을 더한다. 그럼에도 에피소드 사이의 완급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고 묵직한 에피소드가 연달아 그려져 서사의 피로도가 크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경수

<알렉산더와 끔찍하고, 최악이며, 말도 안 되게 엉망진창인 가족 여행>

디즈니+ / 감독 마빈 브라이언 레뮤스 출연 제시 가르시아, 에바 롱고리아, 톰 네머, 치치 마린 / 공개 3월28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각 잡고 휘두른 스윙보다 빛나는 기습 번트의 연속

언제나 불운에 시달리는 알렉산더(톰 네머)는 다가오는 가족여행에 걱정이 앞선다. 울상으로 시작된 여행 첫날. 아니나 다를까 시작부터 캠핑카가 말썽을 일으키며 악몽이 현실로 다가온다. 막내아들의 말을 믿지 않던 가족들도 갈수록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 그를 둘러싼 저주를 믿기 시작한다. 만신창이가 된 이들에게 남은 방법은 하나, 오래된 다락방에 방치된 원숭이 석상을 마녀에게 돌려주어 가문 대대로 이어진 저주를 풀어야만 한다. <알렉산더와 끔찍하고, 최악이며, 말도 안 되게 엉망진창인 가족 여행>은 1972년 출간된 동화를 원작으로 한 가족영화의 속편이다. 미국을 배경으로 한 전작과 다르게 멕시코 혈통의 가족이 잊혀져가는 뿌리를 찾아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잔개그가 준수한 타율을 보인다. 가족의 소중함으로 회귀하는 해피 엔딩은 다소 뻔하게 느껴지지만, 동화에 어울리는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김현승

<내가 죽기 일주일 전>

티빙 / 감독 김혜영, 최하나 출연 공명, 김민하, 정건주, 오우리 / 공개 4월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사랑하는 죽음’에 관하여. 결국 우리에겐 무엇이 남을까

희완(김민하)에겐 모든 것이 무료해 보인다. 빛도 스며들지 않는 집엔 짐이 쌓여 있고 학과엔 친한 친구조차 없다. 천진했던 고교 시절과는 사뭇 다른 인상이다. 그런 희완의 집에 람우(공명)가 방문한다. 첫사랑이었던 람우를 희완이 반기지 못하는 건, 수년 전 람우가 생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람우는 자신을 ‘저승사자’라고 소개하며 일주일 후 희완이 사망할 것이란 소식을 전한다. (4월9일 기준) 지금까지 공개된 1, 2화에선 두 사람의 현재와 과거가 수시로 교차편집된다. 만우절에 시작한 이름 바꾸기가 장기화되면서 희완은 람우로, 람우는 희완으로 지냈으며 희완이 서서히 람우에게 빠져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공명김민하는 수시로 학생과 성인의 얼굴을 갈아 끼우며 판타지 로맨스에도 특화된 연기자임을 증명한다. 명랑하던 고교 시절의 두 사람이 람우의 죽음 이후, 희완의 죽음 이전까지 어떤 사건을 경험했고, 경험하게 될지 한껏 기대하게 만드는 초반부다. /조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