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바바라 진은 내쉬빌에서 여왕대접을 받고 있는 미녀. 그러나 한순간에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다. 린너와 델버트 리스는 불안정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데다 신체불구의 아이가 있다. 바다를 여행하는 오팔은 영국인 저널리스트. 뿐만 아니라 각양의 음악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내쉬빌에 살고 있다. 이 영화는 내쉬빌의 음악 업계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교차적으로 보여준다. 내쉬빌의 터줏대감이지만 망가지기 직전의 바바라 진. 삐걱대는 불안한 결혼생활을 유지해 가는 리니어와 델버트 리스 부부. 그 지역을 여행하는 영국 기자 오팔 등,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데 뒤엉켜서 극적인 정점을 향해 나아간다. 컨트리 음악의 메카인 내쉬빌에 카메라를 들이댄 <내쉬빌>은 그 지역이 상징하는 미국적 포퓰리즘을 찬양하기보다는 미국적 가치의 위선을 들추어내는 영화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무려 24명이나 되는 인물들과 그로부터 파생된 여러 갈래의 이야기들을 뛰어나게 스크린 위에 배치해놓음으로써 ‘혼란’의 감각을 영화적으로 표현해내려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로버트 앨트먼의 경력에서 당당히 최고점에 해당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