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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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척의 카누 (2006)
90분
이 고요한 열대우림을 지나면 “성기를 가리는 남자는 믿을게 못된다”고 자신만만하게 떠드는 사냥꾼들의 정글이 나온다. <열개의 카누>는 열개의 카누를 저으며 1천년 전 호주 원주민의 세계로 거슬러 올라가는 영화다.
부족의 지도자 미니구룰루는 자신의 세 번째 아내를 좋아하는 동생 다인디를 바른길로 인도하기 위해 사냥 여행 도중 형제가 등장하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직 아내를 구하지 못한 청년 이랄파릴은 형 라지미랄리의 젊고 예쁜 세 번째 아내에게 마음이 있다. 강인한 전사 라지미랄리는 사라진 두 번째 아내가 이방인의 마을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 전투에 나가면서 관습에 따라 동생을 남겨두고 간다. 형이 죽으면 이랄파릴은 형수들을 아내로 맞아야만 한다.
<열개의 카누>는 이 밖에도 수없이 가지를 치며 멋대로 뻗어가는 영화다. 그러나 질투와 죽음과 유머가 하나로 뒤섞인 신화의 세계, 다큐멘터리 스타일과 무성영화처럼 매혹적인 배우들의 동작은 산만하다기보다 풍성한 야생의 세계로 다가온다.
감독 롤프 데 헤어는 어보리진(호주 원주민)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만으로 전설을 수집하다가 열척의 카누와 사냥꾼들을 찍은 1930년대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구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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