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요시다 슈이치(Yoshida Shuichi)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의 단절’을 이야기하는 영화. 료스케(Ryosuke)와 나오키(Naoki), 고토미(Kotomi), 미라이(Mirai) 등 네 명의 젊은이들은 한 아파트에서 두 개의 방을 나눠 쓰며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의 일상적인 생활은 아주 친한 친구 사이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어느 날, 남창(male prostitute)인 18살의 사토루(Satoru)가 이들의 사이에 끼어 든다. 영화는 이들 네 동거인의 평범한, 하지만 친숙한 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관객은 이들 사이에 로맨스가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겠지만, 그것은 이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와 전혀 상관없다. 등장인물들은 수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잘 알고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모두가 나오키의 문제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 관객들은영화를 처음부터 복기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것은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범죄 행위에 대한 두려움 보다 더 소름 끼치는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