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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대생의 고백 (1958)
121분 드라마
학비를 대주던 조모의 죽음으로 학업과 생계가 막막해진 한 여대생에 관 한 영화. 그녀는 우연히 손에 넣게 된 낯선 여인의 일기를 계기로 그 당 시 명망있던 한 정치가가
과거에 버린 딸 행세를 하게 된다. 이 영화는 1958년 단성사에서 개봉했는데 상영 당시 대대적인 흥행성공을 거두었고 신상옥 감독은 이 영화가 거둔 흥행성과를 경제적
기반으로 삼아 자신의 독립프로덕션인 "신필름"을 설립했다.
주인공 소영(최은희)이 친구집에서 운영하는 가구점에 입수된 낡은 가구 에서 발견한 "심경"이라는 제목의 일기에 적힌 내용을 보고 가공의 인 물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영화의 긴장감과 관객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영화 전체에서 이 일기가 차지하는 더욱 중요한 의미는 한국전쟁 직후의 혼란과 가난이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 쳤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는 데 있다. 소영은 남자에게 버림받고 거친 세파를 헤치며 혼자 힘으로 자식을 키워나가다가 끝내 자식을 남겨 두고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한 여인의 비극적인 일생에서 매춘의 유혹과 위협 앞에 노출됐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백미는 변호사로 성공한 소영이 살인죄로 기소된 여인의 최후변론을 하는 법정장면. 소영은 "심경"의 저자와 너 무나 흡사한 삶을 살다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 여인에 대한 변론을 통해 매춘말고는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길을 마련해주지 않는 사회적 모순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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