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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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인 (1955)
74분 멜로·로맨스, 드라마
잊혀진 여성 영화인의 역사를 되찾고 복원하는 일은 잊혀진 여성의 역사 를 되찾고 복원하는 일만큼이나 소중하다. 그들의 역사는 여성의 힘으로 기록된 여성의 역사를
희구하는 우리들에게 힘과 지혜를 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제1회 서울여성영화제를 기해서 한국최초의 여성감독, 박남옥과 그의 작품 (미망인)과의 가슴벅찬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단 한편의 영화만을 만들고 영화계를 떠나야
했던, 하지만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영화에 대한 강렬한 열정을 간직하고 있는 박남옥 감독의 삶, 그리 고 그의 작품 (미망인). 한국영화사에 대한 무수히 많은 기록들
속에 기껏해야 한두줄 정도로만 언급되던 이들의 역사가 오랜시간 동안의 침묵을깨고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미망인)은 한국전쟁 기간에 남편을 잃고 어린 딸 하나를 데리고 살아가는 여인 신이 젊고 매력적인 젊은 남자 택과 사랑에 빠지면서 겪게 되는 갖가지 갈등을 주된 축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 속에서 우리는 택에 대한 성적 욕망과 딸에 대한 모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신의 모습, 택을둘러싸고 벌어지는 세 여자 사이의 갈등과 질투, 그리고
적극적인 구애의 행동들을 보게 된다.
어찌보면 (미망인)은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플롯을 따르고 있는 영화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제작된 시기가 아직도 전통적인 유교윤리가 강하게 남아있던 1950년대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한 남성을 둘러싸고 자신의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여성들의 모습은 주목할 만한 가치를 지닌다. 여성들 사이의 관계와 여성들 내면에 잠재돼 있는 욕망을
섬세하고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박남옥 감독의 연출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최미애/ 서울여성영화제 한국영화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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