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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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1999)
18분 드라마
*소나무 숲이 있는 해변에서 동반자살을 기도하는 일가족.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초청작. [씨네21 202호]
*해가 저물어가는 겨울날 오후, 한 가족이 동반자살을 위해 바닷가 근처의 숲 속으로 지상에서의 마지막 소풍을 떠난다. 아빠는 배기관에서 연결한 호스를 차 안에 집어넣으며 자살을 준비하고 엄마는 아이에게 진혼곡이 될 자장가를 불러준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엄마 품에서 죽음을 맞는다. <소풍>은 ‘소풍’이라는 단어에서 번져오는 밝고 즐거운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어버리고 비극이 드리운 이들의 소풍을 저만치서 따라간다. 전작 <간과 감자> <광대들의 꿈>에 비해 카메라 움직임이 극도로 자제된 화면은 대단히 정적이고 사실주의적이다. 한국 스탭들과 함께 작업해서인지 화면의 색감도 한국의 풍광을 닮았다. <소풍>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원인에 대해서는 끝내 입을 다문다. 신문기사에 기초해 시나리오를 쓴 감독은 죽음의 이유를 설명하는 대신 동반자살이 지닌 폭력성과 그 폭력이 전개되는 과정을 가능한 객관화해 보여주려고 했다. 올해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씨네21 212호, 이주의 개봉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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