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팬데믹 이전 규모로 개최
올해로 26회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지난 2년 동안 취소했던 대면행사를 재개하는 등 팬데믹 이전 규모로 개최된다.
부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영작과 주요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 달 7~17일 경기 부천시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선 그동안 대폭 축소했던 개·폐막식을 비롯해 레드카펫 행사도 정상화된다. 감독과의 만남 등 행사도 2년 만에 다시 열린다. 공식 슬로건은 지난해와 같은 ‘이상해도 괜찮아’로 정했다. 총 49개국 장·단편 268편(장편 117편, 단편 103편, 시리즈 4편 등)이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 개막작은, 인공지능(AI) 소재의 스릴러 영화 <엑스 마키나>를 연출한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멘>(MEN)이다. 남성 신체의 변형을 통해 계속해서 재생산되는 가부장제의 공포를 그린 호러물이다. 폐막작은 영화 <곤지암>을 연출한 정범식 감독의 <뉴 노멀>(New Normal)이다. 팬데믹 이후 우리네 일상 속에 숨겨진 위험과 공포를 서스펜스로 엮어낸 작품이다.
영화 상영은 씨지브이(CGV)소풍, 메가박스 부천스타필드시티점, 부천시청 어울마당, 판타스틱큐브, 만화박물관 등 5곳 14개 스크린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이뤄진다.
국제 경쟁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에서는 민간 신앙과 저주를 소재로 한 <어미>를 비롯해, <외계인 아티스트> <에스엘아르>(SLR) <사회적 거리두기> <스픽 노이블> <납골당> 등 10편이 상영된다. 부천 초이스 단편 부문에서는 <버드 우먼> <당신이 자는 동안> <혼자가 아닌 세상의 루시엔> <인형놀이> 등 10편이 경쟁을 펼친다.
올해 부활하는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은 설경구다. 주연작 7편(<박하사탕> <공공의 적> <오아시스> <실미도> <감시자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자산어보>)이 상영되며, 배우와 관객이 만나는 ‘메가 토크’ 행사도 열린다.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매드 맥스’, 장르 영화 상영전 ‘엑스라지’(XL) 등도 놓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한국 영화 상영 전에는 지난달 타계한 배우 강수연씨를 추모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신철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진화를 위한, 진화한 영화제를 선보이는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부천영화제를 국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겨레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