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동명의 만화 연작으로 익숙할 제목인 <우스운 게 딱! 좋아!>는, 김현 감독의 두 단편 <눈치돌기> <떨어져 있어야 가족이다>와 정혜연 감독의 두 단편 <안녕 내 사랑> <귀신친구>를 한데 묶은 옴니버스영화다. 영화가 표방하는 ‘MZ 고군분투 코미디’ 혹은 포스터 카피인 ‘대환장 버라이어티 코미디’대로 네 작품은 창작자와 제작 시기가 상이함에도 모두 젊은이가 주인공이고 이들은 크게 환장할 처지에 놓인다. <눈치돌기>의 현(이민구)은 눈치 없는 성구(김휘규)가 자취방에서 벌이는 추태들로 신경쇠약 직전에 있다. <안녕 내 사랑>의 소연(신소연)은 전 남자 친구(탁이온)로부터 청첩장을 직접 수령하며 그로부터 영화감독 반려자가 지녀야 할 덕목에 관한 궤변을 듣는다. <떨어져 있어야 가족이다>의 민정(공민정)은 상생할 수 없는 가족들과 함께 기념 사진 촬영 직전까지 어떻게든 가내에서 공존하며 일해야 한다. <귀신친구>의 소연(신소연)은 죽은 친구 지혜(백지혜)의 방에서 지혜의 섹스 토이‘들’을 지혜의 아버지(조희봉) 몰래 처분해야 한다. 코미디의 공식대로 이들이 곤란한 상황을 어떻게든 수습하며 분투할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이들의 상황을 모르는 주변인들은 거듭 변죽만 울린다. 각 작품은 실내 코미디로서 공간 활용이 두드러진다. 특히 촬영이 공간의 존재감을 잘 살리는데, 대사와 상황이 만드는 웃음의 밀도와 각 공간에서 주인공이 느낄 폐쇄성의 밀도를 블로킹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높인다. <눈치돌기>는 2019년 미쟝센단편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이며, <귀신친구>는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괴담 단편 제작지원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