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
[LIST] 영화감독 홍석재의 리스트
2022-06-27
글 : 씨네21 취재팀
사진 : 씨네21 사진팀
영화감독. <소셜포비아> 연출

‘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구로수번 작가의 <전생검신>

무협에 크툴루 신화를 결합한다면? 고대 중국 신화 속 존재들을 크툴루 신화의 올드원으로 해석해내면서 전혀 접점이 없는 두 장르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합친 영리함이 놀랍다. 무협은 인간 의지와 힘을 예찬하는 장르이고 크툴루 신화는 악의로 똘똘 뭉친 절대자의 시점에서 인간을 내려다보는 코즈믹 호러다. 얼핏 보면 상극인 두 장르가 공존하자 듣도 보도 못한 세계가 펼쳐진다.

정지돈 작가의 <⋯ 스크롤!>

정지돈의 소설을 어떻게 설명하지? <⋯ 스크롤!>은 무수히 많은 레퍼런스들이 인용과 리라이팅, 편집을 거쳐 콜라주되어 있다. 음모론, 증강현실, 해커 문화, 메타북스, 드러그컬처… 한국 서사의 영토에서 아예 비껴난 제재들이 불꽃놀이처럼 총천연색으로 터져나간다.

유튜브 <중년게이머 김실장>

게임의 재미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사용자 경험이 어떻게 ‘유도’되었는지를 리버스엔지니어링해주는 채널. 특히 게임 내 과금이 이루어지는 BM에 대한 분석이 탁월하다.

일본 애니메이션 <고질라: 싱귤러 포인트>

고질라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하드SF. 인물이 아니라 세계관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타입이 취향인데 보통 그러면 노잼 설명충이 되기 쉽다. 한데 이 작품은 고밀도의 세계관을 전면에 풀어내면서도 따박따박 쌓아가는 리듬이 일품이다. 정보 중심의 서사를 잘 풀어낸 훌륭한 사례.

옵시디언

제텔카스텐이라는 메모법이 있고(동명 책이 출간됨) 거기서 영감받은 개발자들이 만든 게 옵시디언으로 노션, 에버노트의 다음 세대 메모앱이다. 좋은 게 생각나서 기록해둬도 기록하고 나면 신기하게도 머릿속에서 싹 사라지는 경험을 해봤다면 이해할 거다. 중요한 건 기록이 아니라 연결이다. 옵시디언은 메모와 메모를 링크하고 그 링크를 시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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