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카터' 배우 정소리
2022-08-25
글 : 조현나
사진 : 백종헌

정소리가 조선의 부유층 자녀 지윤 역으로 드라마 <파친코>를 촬영할 때였다. 촬영차 머물던 캐나다로 영화 <카터>의 오디션 소식이 들려왔고, 그는 셀프 테이프를 만들어 한국으로 보냈다. 그렇게 4차 오디션까지 참여한 뒤 카터(주원)의 아내이자 조선노동당 대외연락부 부부장 한정희 역에 캐스팅됐다. “귓속 장치로 카터에게 지시를 내리는데, 감독님이 기계처럼 말하되 조금의 감정 동요는 있었으면 한다고 하셨다. 그 균형을 찾는 게 관건이었다.” 서울말에 가까운 북한말을 구사하기 위해 사투리 선생님과 매일 통화하고 북한말로 일기를 써서 피드백을 받았다. “엄마인 정희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엄마에게 직접 여쭤보고 아이를 안을 때의 움직임과 손길도 유심히 살폈다.” 와이어 액션에 처음 도전해 한번에 촬영을 마무리하고,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다닌 순간도 있었다. “<카터>는 부딪쳐보자는 마음으로 임한 작품이어서, 배우로서 조금의 발전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상남도 양산에서 자란 정소리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헤어질 결심>의 ‘오빠PC방 아르바이트생’ 역할을 따냈다. “부산 사투리로 연기하니 편했다. 그날 촬영도 두세번 만에 끝났는데 박찬욱 감독님, 박해일 선배님이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공작> <파친코> <헤어질 결심> <카터>… 말맛 살리는 연기에 능한 건 그가 오랫동안 소리를 해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대대로 국악을 전공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소리꾼이 되어라’라는 의미로 정소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계속 공연을 올리는 소리꾼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너의 목소리가 보여 3> 출연을 계기로 배우가 되었다. “국악과는 죽을 때까지 함께하겠지만 당분간은 배우 생활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정소리는 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길 꿈꾼다. “어둡고 사연 있는 역할이 아닌 귀여운 로맨스의 주인공이나 사차원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다”는 그의 변신을 기대해본다.

FILMOGRAPHY

영화 2022 <카터> 2022 <헤어질 결심> 2019 <A Man in Lost> 2018 <공작>

드라마 2022 <파친코> 2020 웹드라마 <캐스트: 인싸전성시대> 2019 웹드라마 <구미호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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