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감독의 <2차 송환>은 2003년 공개된 <송환> 이후의 20년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2000년 비전향 장기수들의 북한 송환 이후 2001년 전향 장기수들은 강권에 의한 전향을 근거로 전향 무효 선언을 하고 2차 송환 운동을 재개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장기수들의 삶의 단면을 포착하는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의 주연으로 삼는 이는 장기수 김영식이다. 카메라는 본래 영화를 연출하려다 사정상 연출직을 놓은 공은주 조연출의 개인 사정과 남북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이명박 정권기가 한꺼번에 닥친 2008년부터의 5년을 제외하고 2001년부터 2021년까지 김영식의 얼굴을 누적해 담는다.
<2차 송환>은 착실히 20년의 세월을 쌓아간 김영식의 얼굴에 관한 아카이브이자 6·15 남북 공동 선언 이후 20년간의 대내외적 남북 정치사에 관한 아카이브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통령이 다섯번 바뀌고, 북한의 위원장이 두번 바뀌는 동안의 남북 정치사는 남한에서의 김영식의 투쟁과 평행하게 흘러간다. 개인의 미시사와 국가의 거시사를 꿰고 묶는 실은 김동원 감독의 개인사다. 실향민 출신 감독 부모의 역사와 부모의 고향인 강계로 취재를 가고 싶어 하는 감독의 노력 또한 영화에 살뜰히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