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컴백홈', 코미디와 신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해 아쉬운
2022-10-05
글 : 오진우 (평론가)

7년차 무명 개그맨 기세(송새벽)는 PD로부터 자신의 개그를 선보일 기회를 제안받는다. 기쁨도 잠시, 개그 프로그램이 폐지되며 그의 꿈은 물거품이 된다. 설상가상으로 방세가 밀려 옥탑방에서도 쫓겨난다. 때마침 전화가 울린다. 충청도 최대 조직 ‘팔룡회’의 보스인 아버지 팔출(이경영)이 죽었다는 소식이다. 그렇게 15년 만에 고향으로 간 기세는 삼촌으로 따르던 조직의 2인자인 강돈(이범수)에게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그것은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는 조건으로 현금 20억원을 받는 것. 하지만 기세는 받은 돈을 그날 도둑맞는다. 때마침 집으로 찾아온 첫사랑 영심(라미란)은 도둑이 피우고 간 번개탄으로부터 기세를 구한다.

<컴백홈>은 1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무명 개그맨 기세가 아버지의 조직을 물려받으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코미디영화다. <거북이 달린다>와 <피끓는 청춘>을 연출한 이연우 감독은 <컴백홈>을 통해 ‘충청도 유니버스’를 완성시킨다. 영화는 충청도 특유의 리듬을 살리는 방식으로 코미디를 전개한다. 내뱉은 말과 다른 본심을 시간차를 두고 보여주는 방식의 유머를 추구한다. 영화의 전체 구성도 이와 비슷하다. 기세는 그간 외면했던 가족, 친구, 사랑과 관련한 문제를 직면하고 뒤늦게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이외에도 <짝패>의 장필호를 연상시키는 이범수가 맡은 강돈이 인상적이다. 웃기면서 서늘한 분위기를 동시에 냈던 필호와 달리 강돈은 그러지 못한다. 밸런스 조절 문제는 영화에서도 드러난다. 영화는 코미디와 신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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