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산국제영화제]
BIFF #2호 [프리뷰] M. L. 뿐드헤바놉 데와쿤 감독, '6명의 등장인물'
2022-10-07
글 : 조현나

<6명의 등장인물> Six Characters

M. L. 뿐드헤바놉 데와쿤/태국/2022년/128분/아시아영화의 창-지석상 후보작

10월07일/12:30/영화의전당 소극장

10월09일/13: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

대본 설정과 다르게 의상을 화려하게 차려입은 배우들이 촬영 현장에 도착한다. 의상에 관한 의견 차이로 감독과 배우가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조명이 나가 촬영을 이어갈 수 없게 된다. 때마침 수상한 손님들이 촬영 현장을 방문한다. 이들은 자신을 한 작가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라고 소개한다. 본인들은 불멸의 존재이나 작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고아’가 됐다며, 감독에게 자신들의 삶을 극화하고 이야기를 마무리해주길 바란다고 청한다. 코웃음을 치던 감독은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홀린 듯 듣고 계획했던 호러물 대신 이 6명 캐릭터의 기묘하고 매혹적인 가족 서사로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선언한다.

<6명의 등장인물>은 극작가 루이지 피난델로의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을 각색한 영화다. 영화계뿐만 아니라 연극계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M.L. 뿐드헤바놉 데와쿤 감독이 자신의 장점을 발휘해 완성한 작품이다. 연극과 마찬가지로 무대 하나로 공간을 한정시키고 캐릭터들의 내레이션으로 극을 진행하는데 그 과정에서 실제 배우는 관객이, 캐릭터는 화자가 되는 독특한 반전이 펼쳐진다. 서사의 중요성을 외치는 캐릭터와 서사를 실제로 구현해내는 자신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배우간의 알력 다툼 또한 흥미롭게 묘사한다. 마리오 마우러, 나타폰 떼미락, 케마닛 짜미껀, 탁손 팍숙파로엔 등 태국 스타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일찍이 화제가 됐으며 6명의 캐릭터들 중 한명을 맡은 케마닛 짜미껀의 연기가 시선을 끈다. 현실과 환상을 교묘하게 엮어내는 노련한 연출로 인해 흡인력 또한 높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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