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산국제영화제]
#BIFF 1호 [기획]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꼽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영화들 ①
2022-10-06
글 : 씨네21 취재팀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71개국 242편의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111편까지 총 353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영화의 바다에서 헤맬 당신을 위해 아시아(남동철, 박선영, 박성호), 월드(박도신, 서승희, 박가언), 한국(정한석), 와이드앵글(강소원) 그리고 커뮤니티비프 프로그래머(정미) 9인의 프로그래머가 꼭 관람해야 할 영화들의 목록을 전해왔다. 부산국제영화제 200% 즐기기, 그 첫걸음은 여기서부터 시작해보자.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천야일야/감독 구보타 나오/일본/뉴 커런츠/126분

천야일야 스틸

1960년생 구보타 나오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30년째 실종된 남편을 기다리는 여성의 사연을 통해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시간을 다룬다. 일본 고전영화를 보는 것 같은 우아함을 갖추고 있다. 영화가 시간을 다루는 매체라면 이런 식으로 우아하게 시간을 그릴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감독 미야케 쇼/일본, 프랑스/일본 영화의 새로운 물결/100분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스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차세대 일본 감독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감독으로 언급한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이다. 올해 일본 영화 특별전 중에서도 제일 먼저 선정된 영화이기도 하다. 독창적인 리듬은 물론 빈틈없이 꽉 짜인 구성이 마치 잘 계산된 건축물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노 엔드/감독 나데르 사에이바르/독일, 이란, 튀르키예/뉴 커런츠/113분

노 엔드 스틸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프로듀서를 했고 <3개의 얼굴들>(2018)의 각본을 함께 써 칸영화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한 나데르 사에이바르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사소한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인데,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흡입력이 매력적이다.

강소원 프로그래머

남쪽, 적막철도/감독 샤오추첸/대만/다큐멘터리 경쟁/113분

남쪽, 적막철도 스틸

아시아 경쟁작에서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영화다. 감독이 허우 샤오시엔의 조감독 출신이다. 영화에서 대만 뉴웨이브의 무드가 확 느껴진다. 다큐멘터리엔 소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영화의 리듬과 톤이다. 그런 면에서 가장 좋은 작품이었다.

죽은 후에도/감독 수유팅/대만/다큐멘터리 경쟁/119분

죽은 후에도 스틸

요즘 대만 다큐멘터리가 굉장한 약진이다. 영화는 아버지가 가족들을 위해서 16년 동안 집 만들기를 독학해서 일본식 목재 집을 만드는 이야기다. 가족들이 홈비디오 형식으로 찍은 장면들까지 합쳐지면서 장대한 가족 드라마가 깊은 감동을 준다.

LA 주류 가게의 아메리칸 드림/감독 엄소연/미국/다큐멘터리 쇼케이스/85분

LA 주류 가게의 아메리칸 드림 스틸

LA 한인 이주민 2세대인 감독이 가족과 친구들 모습을 기록한 영화다. LA 한인들의 세대 격차, 역사적 성찰이 들어가 있으면서도 경쾌한 분위기와 드라마, 강한 개성의 인물들을 놓치지 않는다. <미나리>의 다큐멘터리 버전 같다.

박가언 프로그래머

뱅어. 띵곡이 필요해/감독 아담 세들락/체코/월드 시네마/111분

뱅어. 띵곡이 필요해 스틸

하룻밤 동안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작품인데 속도감이 굉장히 좋다. 아이디어도 신선하고 편집도 늘어짐이 전혀 없다. 마지막 반전까지 훌륭하기 때문에 젊은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프롤로고스/감독 만타스 크베다라비시우스/리투아니아, 그리스/월드 시네마/90분

프롤로고스 스틸

뚜렷한 내러티브를 보여주기보다 감독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이미지들이 계속 이어진다. 정말 아름다운 영화라서 꼭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만타스 크베다라비시우스 감독은 올해 초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침공을 촬영하다가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프롤로고스>는 그의 유작이다.

이노센스/감독 기 다비디/덴마크, 이스라엘, 핀란드, 아이슬란드/다큐멘터리 쇼케이스/100분

이노센스 스틸

이스라엘 징병제를 통해 군대에 입대한 뒤 자살한 아이들의 서사를 전한다. 개인적인 편지, 혹은 일기장을 읽어주는 느낌인데 이 정도로 소프트한 톤의 영화도 이스라엘에서 만들어지긴 쉽지 않다. 병역 문제는 한국에서도 주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이노센스>를 통해 한국 관객들과도 흥미로운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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