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네21>과 트위터 코리아가 함께 ‘트위터 블루룸 라이브 Q&A’를 통해 개봉작 배우들을 만나 수다를 나눕니다. 트위터 블루룸은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영상 라이브 방송입니다. 생방송이 끝난 뒤에도 <씨네21> 트위터 계정(@cine21_editor)을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습니다. (https://twitter.com/i/broadcasts/1rmxPkZkNzDJN)
예스를 외치게 한 감독님의 매력
자식 잃은 고통 속에 살아가는 현우(박효주)와 석호(김민재) 부부. 상실 뒤 입양한 아이 이삭(박재준)이 죽은 셋째의 존재를 느끼고 미심쩍은 이웃 영준(차선우)이 개입하면서 이들 가족에게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진다. 영화의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었냐는 질문에 김진영 감독은 한 구마 사제가 마귀에 대해 설명하는 인터뷰를 봤던 일화를 전했다. “마귀가 사람의 아픈 상처와 기억을 이용한다는 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그 점을 주제로 공포영화를 만들면 의미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잔상이 오래가는 경험은 박효주 배우도 했다. “이런 지독한 이야기를 쓴 사람의 인상이 궁금해서 만나겠다 했어요. (웃음) 그런데 감독님은 정말 맑은 눈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반전 매력에 일단 마음이 녹았고요. 첫 만남인데도 소통이 잘돼서 결국 하겠다고 했습니다.” 자신은 김진영 감독에게 신뢰라는 매력을 느꼈다며 운을 뗀 김민재 배우도 출연의 이유를 밝혔다. “제 안에 정체된 욕구가 있을 때였어요. 장르적으로 탄탄한 이야기의 인물을 연기하다보면 그것이 긍정적으로 발현되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영화 밖의 우리는 서로를 믿고
감독도 배우들의 매력을 잘 알고 있었다. 김진영 감독은 그동안 다면적인 연기를 펼쳐왔던 김민재 배우라면 석호를 전형적인 목사, 가부장 캐릭터로 만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건강한 이미지에 섬세한 표현력을 가진 박효주 배우라면 강인한 현우가 무너지면서 느끼는 불안한 심리를 명확하게 묘사해줄 거라고도 기대했다. 감독의 확신에 찬 캐스팅으로 성사된 인연이라서일까. 두 배우도 신뢰를 바탕으로 일대일 호흡을 척척 맞출 수 있었다고. “서로조차 의심하는 현우 부부에 맞춰 배우 각자의 집중력이 필요한 현장이었어요. 사적인 얘기를 많이 나누지 않았는데도 촬영에 들어가면 민재 선배님이 마음을 열게 해주셨어요. 덕분에 무장 해제된 기분으로 힘껏 연기할 수 있었어요.”(박효주) “저로서는 극한의 감정 연기로 극을 끌어나가는 배우를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 고충을 박효주 배우님이 먼저 아시고는 제가 걱정 없이 역할에 몰입하도록 배려해주셨어요. 그저 고마운 마음뿐입니다.”(김민재)
첫 장편을 완성하기까지
미혹의 사전적 정의는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맴’. 김진영 감독은 눈앞에 보이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영화에 맞춤한 제목을 홍보마케팅팀으로부터 제안받았을 때 선물받은 기분이었단다. 그에게 기쁨의 순간은 이전에도 있었으니 바로 현우 부부와 네 아이의 집이 돼줄 곳을 발견했을 때다. “중요한 영화적 장소지만 세트를 제작할 여건이 안돼 한참을 직접 찾아다녔어요. 시나리오에 묘사한 집과 똑같은 집을 찾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니까 그제야 원하던 곳이 눈에 띄더라고요.” 거실에 가벽이 세워져 있고, 방 안에 방이 또 있는 폐쇄적 내부 구조가 마치 공포영화를 찍기 위해 준비된 공간 같아 박효주 배우도 보고 놀랐다고. 단편 <나를 믿어줘>에 이어 믿음에 대해 질문하는 영화를 첫 장편작으로 내놓은 김진영 감독. <미혹>에 어떤 주제를 녹여내고자 했는지 묻자 그는 차기작까지 궁금해지는 답변을 막힘 없이 전했다. “의심을 강조하기 위해 반대로 믿음을 주제로 잡았어요. 믿으면 인생이 단순하고 행복해질 수 있어요. 의심하면 인생이 불안하고 두렵죠. 저는 기어이 의심하기를 택한 인물들을 긍정하면서 그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나가고 싶어요. 저 역시 계속 의심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