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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팸 & 토미’ ‘아버지와 이토씨’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언스토퍼블’
2022-10-07
글 : 오진우 (평론가)

<팸 & 토미>

디즈니+

<팸 & 토미>는 <베이워치>로 스타덤에 오른 섹시 스타 파멜라 앤더슨(릴리 제임스)과 LA 메탈 밴드 머틀리 크루의 드러머 토미 리(세바스티안 스탄)의 섹스 테이프 유출 사건을 다룬 실화 기반의 8부작 시리즈다. 아직은 법 테두리 밖에 있었던 인터넷이란 새로운 세계가 얼마나 파괴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는지 시리즈를 통해서 체감할 수 있다. 시리즈는 초창기 인터넷과 실제 세계가 실시간으로 공명하지 않았던 90년대 중반의 시차를 활용한다. 뒤늦게 호응되는 두 세계는 교차 편집을 통해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며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시리즈는 한국에서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여러 연예인 사생활 유출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여성으로서 온갖 수모를 겪은 파멜라의 마지막 결정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아버지와 이토씨>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 34살 아야(우에노 주리)는 같은 편의점에서 일하는 54살 이토(릴리 프랭키)가 눈에 밟힌다. 아야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프리터 신세인 이토와 같이 살기로 한다. 한편 아야의 오빠는 아버지(후지 다쓰야)를 몇 개월만 모시라고 아야에게 부탁한다. 그렇게 세 사람이 좁은 집에 모인다. <아버지와 이토씨>에서 릴리 프랭키가 맡은 이토는 마성의 매력을 뽐낸다. 이토는 아야네 가족을 다시 연결시키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는 단순히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나카자와 히나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20년 터울의 세 사람을 통해 가족과 세대의 문제를 들여다본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넷플릭스, 웨이브, 시즌, 시리즈온, Apple TV+

해원(정은채)은 5년 만에 엄마(김자옥)를 만난다. 엄마는 내일 캐나다로 이민을 가려고 한다. 해원은 엄마와 헤어지고 성준(이선균)을 만난다. 그녀는 아직 완전히 헤어지지 않은 성준과 서촌을 배회하다 대학교 친구들을 마주친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서울 종로구 서촌을 배경으로 한 홍상수 감독의 14번째 장편영화다. 영화는 해원의 3편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의 내용이 일기의 내용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우리가 영화로 보는 장면은 해원이 기록하고 싶지 않은 진실에 좀더 가깝다. 그것은 글로 기록되지 않고 그녀의 꿈에서 영사되고 흩어질 뿐이다. 제인 버킨, 기주봉, 김의성, 류덕환 등 다양한 카메오가 영화에 등장하며 재미난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언스토퍼블>

디즈니+,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탑건: 매버릭>의 흥행으로 전편인 <탑건>도 덩달아 회자되었다. <탑건>으로 스타덤에 오른 감독 토니 스콧의 마지막 작품을 기억하는가? <언스토퍼블>이 그것이다. 영화는 2001년 5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한 열차 폭주 사고를 기반으로 한다. 베테랑 기관사 프랭크(덴절 워싱턴)와 신참 윌(크리스 파인)은 폭주 기관차를 멈추기 위해 자신의 열차로 뒤쫓는다. 선로 밖에선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며 상황은 복잡해져간다. 이 상황을 중재하는 역할로 풀러 조차장의 책임자 코니 후퍼(로사리오 도슨)는 기관사만큼이나 중요하니 주목해보자. 영화는 촬영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핸드헬드 카메라, 순간적인 줌 그리고 빠른 컷 전환을 통해 현장감을 극대화하고 긴박한 리듬을 만들어내며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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