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3일은 인도의 ‘내셔널 시네마 데이’(National Cinema Day)였다. 앞서 영미권(9월3일)에서 진행된 것과 유사한 이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관의 성공적인 재개장을 기념하며 관객을 새롭게 맞이하는 날이었다. PVR, INOX 등 인도 내 주요 극장 체인을 포함해 전국 4천여 개관이 참여한 하루 이벤트로 주말 흥행으로 이어질 금요일을 디데이로 정해 오전 6시부터 극장들이 개관했고, 이른바 ‘축하 입장료’로 75루피(약 1300원)만을 받으며 관객을 끌어모았다.
다시 시작한다는 일종의 ‘초기화’ 선포지만, 여러 이해관계 속에 원래 개최 예정일(9월16일)에서 일정이 미뤄지는 등 ‘데이 마케팅’이 연상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다만 그 효과는 상당했는데, 이 행사를 주도한 인도 상공회의소 산하 산업 단체인 인도 멀티플렉스 협회(Multiplex Association of India, MAI)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650만명 이상이 영화관을 찾았다. 때마침 란비르 카푸르, 알리야 바트가 출연한 SF 블록버스터영화 <브라흐마스트라: 파트 원 시바> 또한 개봉 3주차에 팬데믹 이후 발리우드 최고의 흥행작(힌디어 더빙 지역 영화 제외)에 올라섰다. 많은 제작비를 투여한 블록버스터영화가 순항 중인 상황이어서 그에 맞춰 행사일이 연기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영화를 기념할 타이밍으로 말하자면 ‘내셔널 시네마 데이’는 다시 흥행하기로 결심한 날을 고른 것과 다름없었다.
인도 극장가가 어떻게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지, 그간 많은 사람들이 주목해왔다. 이번 내셔널 시네마 데이 또한 그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날을 계속 기념하게 될까? 일시적인 관객몰이 행사로 그치거나, 유사한 기념일이 잦아질 수도 있다. 팬데믹으로 문제가 불거졌을 뿐 극장가가 당면한 숙제는 좀더 복잡해 보인다(관객은 안방극장에 익숙해졌고, OTT 플랫폼에서 직접 제작한 국내외 대작이 곧장 안방극장에 공급된다). 그럴지언정 흥행마저 제때 환생을 결심한 것은 과연 인도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