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우가 연기하는 영준은 석호(김민재)가 목사로 있는 교회를 다니는 독실한 신자다. 그는 아이를 잃고 괴로워하는 현우(박효주)의 주변을 맴돌면서 가족의 비밀에 관한 알 수 없는 말을 던진다. 아들이 귀신에 들렸다는 그의 아버지 말처럼 그는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인물이다. “영준의 캐릭터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영준이 혼자 찬송가를 부르거나 이상한 대사를 읊조리는 장면이 더 있었다.” 극 속에서 영준은 대사가 많지 않지만 등장할 때마다 수상하게 번뜩이는 눈빛으로 영화의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언뜻 보면 멀끔해 보이는 외양이지만 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뭔가 알고 있는 사람처럼 가족들의 뒤에서 사건을 관망한다.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관객이 기억에 남는 캐릭터로 꼽아주셔서 감사했다.”
B1A4의 전 멤버이기도 한 차선우는 2013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빙그레 역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드라마 <레벨업>에서의 서툴지만 친근한 인상이 금방 떠오르지만 차선우는 영화 <피어썸>이나 드라마 <나쁜형사> 등의 장르물을 통해 차갑거나 그늘진 인상도 계속 매만져왔다. 그는 <나쁜형사>를 촬영할 때 배우 신하균이 “상대방의 대사를 진심으로 들어보라”고 한 조언을 두고두고 기억한다. “선배님 얘기를 듣고 고민하다보니 상대방의 대사가 정말 들리는 순간이 있었다. 절로 리액션이 달라지고 상대와 호흡을 맞추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됐다.” <미혹>에서도 의심으로 혼란이 극심해진 현우와 영준이 팽팽한 호흡을 겨루는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박효주 선배님 눈빛만으로도 소름이 쫙 돋았다. 그 눈빛에 완전히 이끌려갔다”라고 차선우는 말했지만 그 장면이야말로 상대배우의 대사를 잘 듣고 호흡을 잘 맞춰 이루어낸 좋은 신이었다.
FILMOGRAPHY
영화 2022 <미혹> 2021 <피어썸> 2017 <눈을 감다> 드라마 2022 <그리드> 2019 <레벨업> 2019 <날 녹여주오> 2018 <나쁜형사> 2017 <비바앙상블> 2017 <맨홀: 이상한 나라의 필> 2016 <마스터: 국수의 신> 2015 <앵그리맘> 2014 <신의 선물> 14일 2013 <응답하라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