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BIAF 4호 [프리뷰] 제프 마슬렛 감독, '퀀텀 카우보이'
2022-10-24
글 : 김소미

퀀텀 카우보이 Quantum Cowboys

제프 마슬렛 / 미국 / 2022년 / 99분 / 국제경쟁

10월24일 17:00 CGV 부천 5관

10월25일 11:00 CGV 부천 8관

서부극의 아메리칸 드림이 양자역학을 만나 무수한 가능성의 파동을 만들어낸다. 미국 애리조나 출신의 물리학도, 제프 마슬렛 감독이 구현한 한 편의 환상동화 <퀀텀 카우보이>는 1870년대 미 서부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카우보이 콤비 프랭크와 브루노, 그리고 이들을 이끄는 영민한 소녀 린드가 어느 비밀스러운 뮤지션의 존재를 찾아 나가는 여정이 서사의 표면을 이룬다. 그러나 이 영화의 정신은 장면마다 새겨진 몽환적 미장센에서 비로소 본색을 드러낸다. 인간은 물론, 동물과 식물, 사물에도 각자의 기억과 영혼이 있다고 믿는 <퀀텀 카우보이>는 미국의 기원과 멀티 유니버스 영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의 간극을 한 데 겹쳐둔다. 다양한 기법이 총천연색으로 어우러지는 광경 역시 <퀀텀 카우보이>를 보는 큰 즐거움이다. 음악을 지도 삼은 여정과 동행하다 보면 2D 작화부터 디지털 로토스코핑, 아크릴화, 오일 페인팅, 3D, 실사 등을 만날 수 있다. 12개에 달하는 제작 기법의 향연이 과시적으로 느껴질 법도 하지만, 환각 선인장을 섭취한 채 별밤 아래를 지새우는 <퀀텀 카우보이>의 서부에선 외려 퍽 자연스럽다. 잿빛 황야와 푸른 하늘이 소용돌이를 치며 강하게 대비되는 환각 장면은 유화 애니메이션의 아름다움이 극대화된 명장면이다. <퍼스트 카우> <파워 오브 도그> 등 서부의 진정한 주인을 재조명하는 뉴 웨스턴 영화들이 출몰 중인 동시대 미국영화의 계보 속에서 파악해볼 때 더욱 흥미로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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