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에서 자국 관객에게 사랑받은 영화들이 해외로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중국을 제외한 해외 국가들에 중국 내 입소문으로 인기를 끈 영화들을 속속 공개하기에 나섰다. 이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여러 나라에 거주하는 중국인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를 위한 다양한 라인업 수급의 일환으로 풀이되며 동시에 중국 영화사에는 영화산업의 위기를 돌파할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중국 현지에서 개봉해 장기 흥행과 함께 중국 영화사이트 마오옌과 타오피아오피아오에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지난 8월에 열린 웨이보 영화의 밤에서 올해 최고 인기상과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인생대사>는 넷플릭스에 공개된 중국영화 중에서 가장 최근작이다. <동물세계>와 <꺼져버려 종양군>의 한연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인생대사>는 류장장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주이룽의 연기 변신과 첫 장편영화 주연으로 천재 배우라는 찬사를 들은 아역배우의 케미가 돋보이는 휴먼 장르의 영화다.
영화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죽음에 관해 다룬다. 삼대째 장례지도사로 일하고 있는 모싼메이(주이룽)는 장례를 치르기 위해 방문한 집에서 돌아가신 할머니의 손녀 샤오원을 만난다. 고아가 된 샤오원은 사라진 할머니를 돌려달라며 다짜고짜 모싼메이를 찾아가고, 모싼메이가 샤오원을 3일간 돌보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화는 평생 장례지도사로 일해온 아버지와 모싼메이의 관계가 서서히 회복되고 어른과 아이가 서로를 통해 변화하는 이야기를 통해 죽음과 장례의 의미를 넘어 삶의 의미를 되짚는다. 모든 죽음은 존중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죽음을 돌보는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의 사명감뿐 아니라 혈연과 결혼을 넘어 새로운 유대를 형성하는 대안 가족의 이야기로까지 나아간다. 이 밖에도 <나는 약신이 아니다>의 문목야 감독의 작품으로 올해 초 춘절 시즌에 개봉해 13억8천만위안의 흥행 성적을 거둔 <바보들의 기적>도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넷플릭스에 글로벌 방영권을 판매한 <먼 훗날 우리>의 프로듀서는 영화가 개봉하기 한달 전 이미 넷플릭스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는데, 중국 영화업계에서는 대부분 넷플릭스를 통한 글로벌 진출을 바라는 눈치다. 이로써 전세계 관객을 만나려는 중국영화계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