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BIAF 3호 [프리뷰] 안도 마사시, 미야지 마사유키 감독, '사슴의 왕'
2022-10-23
글 : 김소미

사슴의 왕 The Deer King

안도 마사시, 미야지 마사유키 / 일본 / 2021년 / 113분 / 국제경쟁

10월23일 17:00 CGV 부천 4관

10월25일 11:00 CGV 부천 5관

중세 판타지 <사슴의 왕>은 치료약이 없는 역병이 츠오르 제국을 장악하면서 펼쳐지는 정치, 액션, 가족드라마이다. 소금광산에서 노예로 일하던 과거의 전사 반이 들개의 습격 이후 마을을 뒤덮은 역병의 근원을 파헤쳐나간다. 역병 미차르는 10년 전 츠오르 제국이 아카파 왕국을 무력으로 침탈했을 때 처음 발발해, 수적으로 훨씬 우세한 츠오르 제국의 군사들을 전멸시킨 적 있는 악명높은 전염병이다. 들개들의 소굴에 미차르에 관한 비밀을 푸는 열쇠가 있을 것이라 판단한 천재 의사 훗사르는 들개들의 습격 속에서도 건재했던 죄수 반의 항체를 얻고자 한다. 한편 광산에서 탈출한 반은 어린 소녀 유나와 우연히 만나 유사 부녀 관계에 가까운 깊은 정을 나눈다.

2015년 일본서점대상 1위, 제4회 의료소설대상을 수상한 우에하시 나호코 작가의 판타지 소설 <사슴의 왕>이 원작이다. 변방에서 야생동물 퓨이카를 길들이며 전염병을 피해 둘만의 평화를 구축한 죄수와 어린 아이의 관계도는 점차 제국주의의 횡포를 꼬집으며 인간성의 회복에 관해 되묻는다. 반의 피에 흐르는 항체에 판타지적 설정을 부여해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전투에서 스펙터클을 추구하는 한편, 우월한 피의 존재에 연연하는 세력이 무색할 정도로 피가 섞이지 않은 부녀가 애틋한 유대를 이루는 대비가 흥미롭다. <아오아시> <해적왕녀> 등을 만든 애니메이션 제작사 프로덕션 I.G의 작품으로 스포츠물의 명가답게 액션, 그리고 동물의 움직임 면에서 부드럽고 세밀한 작화의 완성도가 돋보인다. 안도 마사시 감독과 스튜디오 지브리 출신의 최정예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해 만들어낸 팬데믹 시대의 <원령공주>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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