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뇌 손상으로 인해 부대 복귀를 번번이 거부당하는 육군 레인저 잭슨(채닝 테이텀)에게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 들어온다. 군견 루루를 데리고 2400km를 횡단해 루루를 훈련시켰던 동료 병사의 장례식에 다녀오라는 것. 임무 완수 후 잭슨은 복귀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루루는 안락사가 예고되어 있다. 참전 이후 극심한 공격성을 보이는 루루를 입양하려는 이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서다.
부상당한 자기 신체를 간과하는 인간 군인과, 프로작을 복용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괴로워하는 군견의 만남은 어떤 변화를 낳을까. <도그>는 군인을 향한 미국 사회의 존경심과 그에 반하는 부실한 복지 정책의 모순을 배경 삼아 상처받은 영혼들의 동행 서사를 풀어낸다.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개와 인간의 우정 스토리가 갖는 예측 가능성은, 로드무비를 채우는 참신한 조력자 캐릭터들로 상쇄된다. 어리숙한 잭슨이 포틀랜드의 페미니스트와 생태주의자, 보헤미안 등을 만날 때, 전통 복장을 한 무슬림을 공격한 루루로 인해 전쟁과 혐오 범죄의 교집합이 그려질 때 참전 군인 영화로서 <도그>가 지향하는 감수성은 분명해진다. 군견의 존재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생략되어 있는 점이 아쉽지만 채닝 테이텀 또한 나서서 홍보하기를 적어도 프로타고니스트 견공이 다치거나 죽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 또한 안심할 요소다. <매직 마이크> 시리즈로 인연을 맺은 채닝 테이텀과 각본가 레이드 캐롤린이 공동 감독한 영화로 올해 초 북미에서 오스카 레이스를 달리는 경쟁작들보다 흥행하면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