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루야오(류이호)는 잠에서 깨 아침을 맞으면 모든 것이 새롭다. 그는 몇해 전 뇌종양 수술을 받으며 해마를 제거해 수술 이후 기억이 모두 리셋되는 순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주치의는 루야오의 회복을 위해 잠재의식을 기억으로 전환하는 실험에 참여하길 권한다. 루야오는 실험에 참가하며 심리학 박사과정 재학 중인 쉬싱웨(구리나자)를 만난다. 쉬싱웨는 상담가의 직업윤리를 잊은 채 어차피 기억을 못할 루야오에게 이런저런 연애 고민을 털어놓는다. 실험 2회차, 루야오는 우연히 쉬싱웨의 집에 가고 쉬싱웨가 시 창작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마침 인기 가수 친메이쑤의 신곡을 작곡하며 재기를 준비 중이던 루야오는 쉬싱웨에게 작사를 의뢰한다. 다음날 곡 작업을 이유로 다시 만난 루야오와 쉬싱웨는 하루를 같이 보내며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매일 기억을 잃는 남자, 그런 그를 사랑하는 한 여자, 음악과 시. 영화를 구성하는 여러 설정에 순애보와 낭만이 가득한 <너와 사랑한 시간>은 아쉽게도 소재의 장점을 거의 살리지 못한다. 루야오와 쉬싱웨가 만나는 계기이자 사랑의 단초이며 둘의 사랑을 지속하게 하는 루야오의 기억상실증은 오로지 이야기의 편의를 위해서만 국소적으로 사용될 뿐이고 그 설정이 성겨 관객의 감정을 추동하지 못한다. 둘의 사랑이 봉착하는 몇 가지 난관은 눈물 한번, 절규 한번이면 손쉽게 해결된다. 둘이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과 평행하게 흘러가는 러브송 작곡기 또한 인기 작곡가, 전도유망한 작사가라는 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두 캐릭터의 재능은 멜로를 쌓아가기에 긴요하지도 않을뿐더러 두 인물을 이해하는 일과도 무관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