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이어져온 제로 코로나 정책이 막을 내리고 위드 코로나 국면을 맞이하며 중국 극장가도 분주한 모양새다. 1년 중 가장 큰 성수기인 춘절 연휴를 코앞에 두고 기대작들이 서둘러 관객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2022년 중국 극장가의 성적표는 말 그대로 참담했다. 정확히 코로나 이전 2019년의 반 토막이 난 300억위안에 그쳤는데 누적 관객수는 7억명으로 2019년의 17억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였다. 2022년의 성적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 자국영화 비율이 전체의 85%를 차지하는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12월16일 개봉해 상영 19일차에 접어들었으나 박스오피스 11억위안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아바타: 물의 길>도 그러한 변화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재유행의 영향을 차치하고서라도 할리우드영화가 중국 시장에서 누리던 영광의 시기가 끝나간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이유다.
과연 춘절 시즌에는 어떤 자국영화들이 등판할지 궁금한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굳건히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의 속편인 <유랑지구2>다. 궈판 감독의 SF영화 <유랑지구>는 2019년 개봉해 46억8천만위안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두며 중국 역대 흥행 5위에 올라선 바 있다. 전편과 동일한 세계관 아래 태양계가 소멸되는 대재앙에 맞서며 다시금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유랑지구2>를 견인할 주연배우로 유덕화가 합류해 더욱 관심을 모은다.
또 다른 기대작으로 1940년대 상하이에서 활동한 무명의 스파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양조위와 왕이보 주연의 첩보영화 <무명>이 같은 날 관객을 만난다. 이 밖에 2015년 중국 애니메이션영화의 부흥을 이끈 <신서유기: 몽키킹의 부활>의 감독과 제작진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애니메이션영화 <심해>도 중국 애니메이션의 새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쟁쟁한 라인업 가운데 장이머우 감독의 <만강홍>이 춘절 대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만강홍>은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배우 션텅과 이양첸시의 만남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남송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 사극이라는 것 외에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전문가들은 방역 정책의 전면적 해제와 관객의 적극적인 보복 소비 등으로 2023년 극장가는 80~90% 이상 회복할 것으로 예측하는 가운데 과연 그 첫 시험대인 춘절 양상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