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198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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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0일에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비영어 작품상’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산티아고 미트레 감독 작품이며, 전주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국내에 이름을 알린 <라 플로르> 감독인 마리아노 이나스가 각본에 참여했다. 우리나라의 1980년대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아픔을 겪은 아르헨티나의 근현대사를 담았다. 아르헨티나는 1976년부터 83년까지 군부 세력이 정권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 직후 정권을 잡은 민선 대통령의 결단으로 폭력을 일삼던 군부 세력을 향한 재판이 열리게 된다. <아르헨티나, 1985년>은 그 재판의 기소를 맡은 검사 훌리오 스트라세라와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 시대의 분위기를 재현한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재판을 담당했던 훌리오의 “절대 다시는 안된다”라는 대사가 가슴을 울린다.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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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닝 데이> <매그니피센트 7> 등을 연출한 안톤 후쿠아 감독의 신작. 지난해 오스카에서 남우주연상과 시상식 참석 금지 징계를 동시에 받은 윌 스미스가 주인공 피터를 연기한다. 피터는 1863년 미국 정치 잡지 <하퍼스 위클리>에 공개됐던 흑인 노예 사진 ‘채찍질 당한 피터’ (Whipped Peter)의 주인공으로, 남북전쟁 당시 널리 퍼졌던 이 사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노예제의 심각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해방>은 그 유명한 사진만큼이나 직설적인 영화다. 피터가 백인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영화 상영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모습을 보다 보면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라는 말이 이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3번의 아카데미 촬영상 수상에 빛나는 로버트 리처드슨의 촬영 역시 인상적이다.
<나이브스 아웃2: 글래스 어니언>
넷플릭스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천재 탐정 브누아 블랑이 새로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그리스의 한 섬을 찾는다. 그런데 섬의 주인이자 거대 IT기업의 CEO인 마일스는 브누아를 환대하는 대신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블랑씨, 여긴 어쩐 일이세요?” 사연은 다음과 같다. 마일스는 매년 주기적으로 자신의 오래된 친구들을 섬으로 불러 파티를 열곤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엔 파티를 즐기는 게 아닌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섬을 찾은 친구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다. 그리고 어김없이 총성이 울린다. 전편 <나이브스 아웃>을 통해 고전 추리극을 훌륭하게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은 라이언 존슨 감독이 또 한번 ‘탐정 블랑 시리즈’의 연출을 맡았다. 3편 제작도 확정됐다.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 시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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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 R 톨킨의 사후 저서인 <실마릴리온>에 따르면 그가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통해 창조한 세계는 현실 속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동일하다. 우리는 먼 과거엔 요정 종족과 함께 살았지만, 요정들이 특별한 사건을 겪은 뒤 이 땅에서 사라졌고, 그로 인해 우리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잊혀졌다는 것이다. 그 사건의 시작에 ‘힘의 반지’가 있다.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는 시대상으론 <호빗> 시리즈보다 수천년 이전에 자리한 작품이다. 그러므로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를 통해서 이 세계를 접해온 관객으로선 반가운 이름을 찾기가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 세계관을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 충분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