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기획] ‘교섭’ 스탭들이 말하는 제작 비하인드 ①
2023-01-26
글 : 조현나
코로나19도, 사막의 모래바람도 우리를 막을 수 없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탈레반에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소식을 접한 교섭 전문 외교관 재호(황정민)가 급히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나 현지 경험이 오래된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과 합류한다. 인질 구출을 위한 작전이 현실적으로 구현될 수 있었던 데에는 <교섭> 제작진의 공이 컸다. <제보자>에서 임순례 감독과 합을 맞췄던 문영화 프로듀서는 요르단 로케이션 촬영이 가능하도록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였고 <리틀 포레스트>의 이승훈 촬영감독, 조희란 의상감독도 작품에 합류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백두산>, 드라마 <수리남>의 김병한 미술감독은 현지와 국내 세트의 문양 하나까지 세심하게 조성했다. 문영화 프로듀서, 이승훈 촬영감독, 김병한 미술감독, 조희란 의상감독,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의 파슈토어 및 현지 문화·의상 자문을 담당한 파헤르씨에게 <교섭>의 제작 비하인드를 들었다.

마침내, 요르단 입성

<교섭>이 크랭크인한 2020년 초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막 시작되던 때였다. “다른 나라들처럼 요르단도 봉쇄 조치를 취하고 비행기 노선을 전부 취소해 외국인의 출입을 막은 상황이었다. 그때 주한 요르단 대사관과 주요르단 대한민국 대사관, 요르단의 영상위원회인 로욜 필름 커미션 등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촬영을 진행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서 4~5개월간 절실한 마음으로 요르단 외교부의 문을 두드렸다. 다행히 요르단측에서 한국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고, 영화를 통해 요르단을 한국에 소개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특별 허가를 내주었다.”(문영화 프로듀서)

이국의 정취가 느껴지는 풍경

제작진은 “이국적인 풍경이 드러나야 낯선 지역에서 분투하는 재호와 대식의 모습이 잘 보일 것”이라는 임순례 감독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헌팅 때 볼 수 있는 곳은 전부 둘러봤다. 나중에 현지팀에서 ‘더이상 보여줄 곳이 없다’고 할 정도였다.”(문영화 프로듀서) “계곡과 사막지대, 도심 등 요르단 지형이 다양해서 어떤 부분을 어떻게 찍을지 고민”했다고 김병한 미술감독은 덧붙였다. “오프닝의 버스 폭발 신은 블랙 마운틴이라는 도로에서 찍었고 파슈툰 부족 마을은 마탄, 탈레반의 은신처는 무카이르 지역을 섭외했다. 자살 폭탄 테러 신은 둘레일이 배경이다. 압둘라와 교섭단의 협상 장소는 알다이베, 오토바이 추격 신은 아와잔과 알리바바 시장에서 촬영했다. 전부 현지 풍경이 잘 드러난 곳으로 엄선했다.”(문영화 프로듀서)

예측 불가한 사막

<교섭> 제작진은 2020년 7월 중순에서 9월까지 요르단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그때가 요르단의 건기였는데 구름 한점 없이 맑았다. 햇빛만 내리쬐니 신마다 빛을 연결하기 정말 좋았다. 한국의 여름과 달리 건조하고 갈색의 흑빛이 도드라지는 점도 인상적이었다.”(이승훈 촬영감독) 주요 배경지 중 하나는 <마션> <듄> 등의 촬영지이기도 한 와디 럼 사막이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파헤르 언어 담당은 “아프가니스탄의 사막과 유사해 놀랐다”고 전한다. “현지인도 와디 럼은 신비로운 장소로 여긴다. 일부 지역의 모래는 붉고, 사막인데 돌산이 있다.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예측이 안돼 한국 교섭단과 탈레반이 처음 대면하는 장소로 제격이었다.” (이승훈 촬영감독)

고난의 파슈토어

다인종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의 공용어는 파슈토어와 다리어다. “파슈토어는 아프가니스탄인에게도 어렵다. 문법, 발음, 억양 등 뭐 하나 쉬운 것이 없기 때문이다.”(파헤르 언어 담당) 배우 강기영이 연기한 카심은 파슈토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알아야 했다. “제대로 된 소통을 위해선 정확한 발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강기영 배우와 열심히 연습했다. 나중엔 현장에서 탈레반을 연기한 파슈툰족 배우가 그의 파슈토어를 알아들을 정도로 숙달됐다.”(파헤르 언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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