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애니메이션 <공사중지명령>
누군가 목숨 걸고 했던 일이 아무 의미가 없게 되는 식으로 곳곳에 딜레마적인 상황을 만들어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파이프 가득한 오토모 가쓰히로의 룩을 좋아한다.
영화 <로보캅>
한편의 SF영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로보캅>이다. 기본적으로 SF적인 질문이 잘 나와 있고 영화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CG가 빈약한 시절인데도 배우의 움직임을 잘 표현하는 것으로 작품의 세계관까지 설명해낸 영화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로봇’이란 말에 로보캅 동작을 떠올릴 만큼 상징적인 이미지를 만든 점에서도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책 <사기꾼 로봇>
SF를 떠올릴 때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 작가 필립 K. 딕에게 빠지게 한 소설. 외계인과의 우주 전쟁을 연구하던 스팬서 올햄이 되레 외계인이 보낸 스파이 로봇이라고 오인받아 자신을 증명하는 이야기다. 영화 <임포스터>의 원작. (필립 K. 딕의 단편집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사칭자’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
영화 <토탈 리콜>
역시 필립 K.딕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와 SF적인 질문이 잘 버무려진 걸작.
책 <일렉트릭 스테이트>
스칸디나비아 자연을 배경으로 기계적인 요소가 떠 있는 미래상이 담긴 이미지가 즐비한 SF아트북. 스웨덴 작가이자 뮤지션, 디지털 아티스트인 시몬 스톨렌하그의 이미지를 좋아한다. <일렉트릭 스테이트>의 이미지를 보면 영화 <정이>와 닮아 있다는 걸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