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독자에게]
[이주현 편집장] 매니지먼트 회사로 살아남기
2023-02-10
글 : 이주현

BH엔터테인먼트 사옥. 홍보팀 실장과 함께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청년이 눈이 부시게 등장한다. 3초쯤 버벅거린 후 깨달았다. 앗, 당신은 <유미의 세포들>의 유바비, 아니 배우 박진영! 봄을 알리는 전령처럼 노란 스웨터를 입고 나타난 박진영은 “오늘 대표님 인터뷰하시죠? 저희 대표님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홍보팀 직원처럼 너스레를 떨었다. 4층 대표실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에는 최근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2>에 출연한 BH엔터테인먼트의 따끈한 신인배우 정윤재도 함께 탔다. 엘리베이터에서 이루어진 막간 신인배우 홍보 타임 뒤 도착한 4층. 손석우 대표와 미팅을 마친 배우 이병헌이 이제 막 방을 나서며 부드러운 미소를 입에 걸고 <씨네21> 기자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런 다음 유머 한 스푼 얹어 본인이 직접 쓴 손석우 대표에 대한 코멘트에 대해 언급한다. “아직 제 글쓰기 실력 녹슬지 않은 것 같죠?” 손석우 대표를 만나기 전 10여분 사이의 일들이 마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의 클리셰투성이 도입부처럼 펼쳐졌다.

언제 어디서 만나도 반갑고 설레는 배우들. 우리는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사랑하고 분위기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들이 사랑받는 스타가 되기까지, 일상은 물론 취향과 철학을 공유하며 함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매니지먼트 회사 사람들이다. 10여년 전에도 <씨네21>은 주요 매니지먼트 대표들을 인터뷰한 적 있다. 그사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고, 매니지먼트 회사들의 업무 영역 또한 계속해서 확장되어왔다. 배우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제작을 겸하며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거듭나려는 곳이 늘어난 것이다. 요즘 우리는 어렵지 않게 영화와 드라마의 공동 제작 크레딧에서 매니지먼트 회사의 이름을 접하게 된다. 키이스트는 드라마 <하이에나> <보건교사 안은영> <구경이> 등을,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올빼미> <비상선언> 등을 공동 제작했으며, 앤피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성공시켰고, BH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콘크리트 유토피아> <승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씨네21>은 진화하는 매니지먼트 업계 최전선에서 활약 중인 8명의 대표를 만났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20년이상 몸담아온 이들이 요즘 주목하는 것은 무엇인지, 새롭게 도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변치 않고 귀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이 업의 재미와 보람은 무엇인지 두루 들었다. 귀한 시간 내준 김종도, 김장균, 손석우, 이소영, 백창주, 권오현, 표종록, 박성혜 대표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더불어 그들의 든든한 아군인 배우들- 이병헌, 설경구, 공유, 류승수, 한예리, 구교환, 김혜준, 문가영- 이 ‘우리 대표님은요…’ 하고 한마디씩 남겨주었다. 신뢰와 애정의 말들이 퍽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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