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성경의 프러포즈에 극적으로 성공한 순간, 민수(유연석)에게 한 가지 비보가 날아든다. 성경(정인선)이 사실 개 알레르기가 있었으며 그동안 민수의 반려견 루니를 만날 때마다 알레르기 약을 복용하며 견뎌왔다는 비밀을 밝혔기 때문이다. 루니는 민수의 삶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소중한 존재이나 고민 끝에 민수는 자신만큼 루니를 사랑해줄 수 있는 새 주인을 찾기로 결정한다. 운영하던 카페가 폐업한 뒤 헬스장에서 강사로 생활하는 사촌형 진국(차태현)이 민수의 사정을 듣고 새 집사를 찾는 여정에 합류한다. 루니의 여생을 함께하고 싶다며 집사 지망생들이 줄을 서지만 민수의 눈에 차는 사람은 없다. 여러 지역을 방문하며 민수와 진국은 열악한 환경에 놓인 개들과 마주하고, 차마 외면할 수 없었던 몇몇 강아지를 동료 삼아 함께 제주도로 향한다.
<청년경찰> <사자> 등 김주환 감독의 전작을 아는 관객이라면 <멍뭉이>의 톤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지 모른다. 특유의 코믹한 분위기는 잃지 않되 유기견의 상처를 가감 없이 보여주려는 시도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멍뭉이>엔 그만큼 감독의 진심이 묻어 있다. 다양한 유형의 반려인과 비반려인, 그리고 개들이 처한 상황을 사례로 보여주는데 이는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인물들의 상황에 공감하고, 이들의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관람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 사례들이 다소 산만하게 흩뿌려져 있는 감이 있다. 그럼에도 관객의 집중도를 끝까지 유지시키는 건 두 주연배우와 루니를 비롯한 개들의 힘이다. 카메라가 개들의 표정과 행동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며, 이들과 자유롭게 교감하는 배우 유연석, 차태현의 눈길 또한 따뜻하게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