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소울메이트’, 미숙해도 같이 그려나간다는 것의 의미
2023-03-17
글 : 김철홍 (평론가)

어느 날 미소(김다미)는 한 갤러리로부터 사람을 찾는다는 연락을 받는다. 익명의 작가가 미소의 얼굴을 그린 그림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작가의 메일 주소를 구글링한 끝에 그 작가와 미소가 막역한 사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 관계자는 미소에게 자초지종을 묻지만, 미소는 계속해서 이제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할 뿐이다. 그날 밤 생각에 잠긴 미소는 인터넷에서 그 친구의 블로그를 방문한다. 친구의 이름은 하은. 미소는 16년 전인 1998년 여름, 전학을 갔던 제주도에서 처음 만난 하은(전소니)을 떠올린다.

알 수 없는 깊은 사연을 암시하며 시작되는 <소울메이트>는, 그 후로 하은의 블로그에 기록된 날짜를 미소가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중 둘의 관계에 서사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키는 사건은, 고등학생 시절 하은이 첫사랑인 진우(변우석)와 시작한 연애다. 역시 혼란한 시기를 겪고 있던 진우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미소와 하은 사이를 헤집어놓는다. 그로 인해 애초부터 너무나 다른 인생을 살고 있던 둘은, 관련된 몇개의 사건과 이제 막 성인이 되는 시기가 맞물리게 되자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소울메이트>는 데뷔작 <혜화, 동>으로 국내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받았던 민용근 감독의 차기작이다. 2017년 개봉해 국내 관객에게 정궈샹 감독과 배우 저우둥위의 이름을 각인시켰던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영화 속 ‘소울메이트’인 김다미, 전소니 두 배우의 매력만큼은 원작 주연배우들의 아우라에 버금간다. 그림이 중요한 소재로 쓰인다는 점 또한 <소울메이트>가 원작과 다른 특별한 점이지만, 원작의 그림자가 계속해서 아른거리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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