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에어(Air)', 직관과 즉흥성에 대한 가치
2023-04-05
글 : 오진우 (평론가)

1984년, 나이키는 컨버스, 아디다스 다음으로 농구화 시장 점유율 17%로 업계 3위, 사실상 꼴찌 신세였다. 나이키의 스카우터인 소니(맷 데이먼)는 미국프로농구(NBA) 루키 조던에게서 희망을 본다. 하지만 조던이 원한 곳은 아디다스였다. 소니는 예산 25만달러 전부를 조던에게 베팅하자며 나이키 CEO인 필 나이트(벤 애플렉)와 직원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여러 고초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룰을 어기는 것. 소니는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조던의 부모를 직접 만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한다.

<에어>는 마이클 조던을 세기의 아이콘으로 만든 나이키 ‘에어 조던’의 탄생기를 그린 실화 영화다. 맷 데이먼과 벤애플렉의 세 번째 협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영화는 이들의 첫 협업이었던 <굿 윌 헌팅>을 연상시킨다. 재능은 있지만 세상과 벽을 쌓았던 윌(맷 데이먼)에게 믿음을 준 숀(로빈 윌리엄스)과 영화 속 소니가 닮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선수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과 함께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직관과 즉흥성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한다. 조던과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과정은 곧 설득의 과정이다. 따라서 영화에서 주고받는 대사가 중요한데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앙상블을 통해 이를 완성한다. 이외에도 영화의 푸티지의 활용이 독특하다.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에서도 활용된 푸티지는 영화가 그리는 1984년 시점에선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이미지다. 이 이미지가 삽입된 장면은 영화 후반 부에 등장하며 이미 모든 것이 일어난 현재의 관객에게 묘한 감흥과 감동의 순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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