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전주국제영화제]
JEONJU IFF #3호 [스코프] 마스터 클래스 '토리와 로키타' 다르덴 형제 감독, 타인이 되기 위한 노력
2023-04-29
글 : 이자연
사진 : 백종헌
사진 : 박종덕 (객원기자)
‘마스터 클래스’ <토리와 로키타> 다르덴 형제 감독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의 포문을 연 개막작 <토리와 로키타>는 아프리카에서 벨기에로 건너온 이민자 아이들의 숭고한 우정을 다룬다. 개막작 선정과 함께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은 4월 28일 <토리와 로키타> 상영 이후 관객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번 ‘마스터 클래스'는 윤가은 감독이 진행을 맡았고, 질의응답이 시작되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번쩍 손을 들어 올리는 열기를 보였다. 티켓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한 가운데 다르덴 형제로부터 슬픔을 직면하는 방식에 대해 들어보았다. 어떻게 하면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구현할 수 있는지, 좋은 영화의 기준이란 무엇인지, 창작자로서 주요 메시지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면 좋은지 등 한편으로 추상적이고 한편으로 철학적인 질문들이 쏟아졌다. 마치 경험자의 조언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듯한, 영화에의 깊은 갈급함이 느껴지는 자리였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윤가은 감독의 질문에 대해 뤽 다르덴 감독이 답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타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 질문에 따르면 백인으로서 내가 동얀인의 이야기나 흑인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예술은 응당 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만큼 이해하기 위해 노력도 한다. 사회복지사나, 정신과 의사, 심리상담사를 만나 이민자 아이들의 현실과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 벨기에는 외부인이 외국인 미성년자와 단 둘이 만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그들의 주변에 있는 어른들로부터 얘기를 들어 참고했다."

이날 '마스터 클래스'는 총 90분 동안 진행되었다. 처음 60분은 윤가은 감독의 진행으로 <토리와 로키타>에 대한 촬영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윤 감독이 영화의 두 주인공 파블로 실스와 졸리 음분두를 어떻게 캐스팅했는지 묻고 있다.

진행자가 다르덴 형제의 시그니처 활영 기법이기도 한 "인물의 움직임에 따라 쫓아가고 멀어지는 방식"에 대하여 묻자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은 "콘티나 스토리보드를 활용하지 않고 4~5주 간의 리허설을 활용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형제는 '예기치 못한 곳에 카메라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자'는데 합의했다. 그래서 어떤 배우의 동선을 따라갈지 정하고 인물의 걸음을 함께 쫓아나간다. 갑자기 인물이 멈춰서면 마치 놀랐다는 듯 뒷걸음질을 치기도 한다. 관객의 입장에서 예상되지 못한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영화는 어떤 영화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이 "프랑스 속담에 답을 모를 땐 '내 혀를 고양이에게 주고 싶다'라고 말하는 표현이 있는데 그게 바로 지금이다"라고 답해서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

관객의 질의응답이 시작되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손을 번쩍 들었다. 한 관객이 "편집 단계에서 현실성을 위해 공들이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지 묻자,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이 답했다. "60시간 가량의 분량에서 필요한 장면만 남기는 과정엔 영화의 리듬을 살리는 게 필수적이다. 각 스토리의 고유함을 잘 드러내는 선을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토리와 로키타>에도 촬영을 했지만 삭제된 신들이 있다. 처음에 마약을 파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게 너무 전체 이야기를 한번에 묘사해주는 듯해서 지웠다. 우리 형제도 아직 이런 걸 판단하는 게 힘들다. 영화엔 룰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어 뤽 다르덴 감독은 영화 감독을 꿈꾸는 지망생들을 위한 말을 남겼다. "아무리 영화를 많이 오래 만들어도 편집할 땐 뭐가 옳은지 모른다. 그럴 땐 그냥 다 내려놓고 좀 쉬다가 새로운 시선을 갖고 다시 편집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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