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사슴의 왕’, 낯익은 볼거리에 정확한 메시지, 사랑 앞에서는 운명도 거스를 뿐
2023-05-24
글 : 정예인 (객원기자)

츠오르 제국과 아카파 왕국은 합병한 뒤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한다. 적어도 아카파를 침략한 츠오르의 입장에서는 그렇다. 반면 아카파의 수뇌부는 오래전 츠오르 군대에 치명타를 입힌 질병을 불러와 츠오르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 이른바 ‘아카파의 저주’로 칭해진 전염병 미차르(흑랑열)를 의도적으로 퍼뜨려 아카파의 위상을 되찾으려 한 것이다. 한편 성스러운 의사 홋사르(다케우치 료마)는 역병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분투하다 미차르의 습격을 받고도 살아남은 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츠오르 소금 광산에서 노역하던 반(쓰쓰미 신이치)이 그 주인공. 홋사르는 미차르의 치료법을 품은 반을 찾아나서고, 부모를 잃은 소녀 유나와 함께 광산에서 도망친 후 작은 마을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반과 조우한다. <사슴의 왕>은 우에하시 나오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 <쿠로코의 농구> <하이큐!!>의 제작사인 프로덕션 I.G가 제작을 맡고,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터가 참여한 만큼 작화의 높은 완성도가 눈길을 끈다. 광활한 자연 풍광과 동물에 대한 생동감 있는 묘사는 <모노노케 히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겹쳐 보인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기 위해 저항하는 이들의 모습도 감동적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